독서모임 만들어 포섭대상 물색
北 김정은 숭배열풍 계획 등 보고
민노총 간첩단 사건의 총책으로 알려진 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씨는 북한 문화교류국의 지령에 따라 신규 조직원들을 영입하고, 군사시설 등 국가주요시설 정보를 수집하고 노동조합이나 정당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국가전복을 준비했음이 판결을 통해 확인됐다.
26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민노총 간첩단 판결문에 따르면, 석씨는 북한 문화교류국의 지령을 받거나 목적수행을 협의하기 위해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조와 접선해 왔다. 총책인 석씨는 민노총 3기 직선제선거 관련 각 계파별 위원장 후보선전 동향 및 성향 등을 파악하고 평택 미군기지 및 오산공군기지의 시설 및 군사장비 등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받고 직접 국가 기밀을 탐지·수집하여 북한에 넘겼다.
이들이 수행한 간첩활동 중 극히 일부만 소개하면 첫째,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간첩단 확장을 위해 노력했다. 민노총 3기 직선제 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각 계파별 동향 및 인물들의 성향과 활동 내역을 수집했다.
2022년 9월 11일경에는 불상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에게 '포섭 대상 검증 단계로 민노총 내 독서모임 진행', '독서모임 성원 인적사항 전달' 및 '민노총 내부동향' 내용이 담긴 보고문을 이메일 등을 이용하여 북한에 보고했다.
이 외에도 2020년 7월 29일경 불상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에게 민노총 직선 3기 선거 관련 상황, 민노총 내 피고인의 지위 변동 예정 정보 등이 기재된 보고문을 이메일 등을 이용해 보고했다. 특히 민노총 위원장 선거를 계기로 양경수 지지활동을 벌였으며 이를 위해 민노총 산하 조직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 동원을 통한 대규모 집회 및 유세 지원,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대중적 여론 조성 활동을 수행했다. 이와 관련된 모든 과정과 결과가 북한 문화교류국에 보고됐다.
둘째, 2021년 6월경 평택 미군기지 및 오산 공군기지의 시설, 군사장비 등을 탐지·수집했다. 석씨는 2021년 6월 11일경 불상지에서 경기 평택시 팽성읍에 위치한 '평택 미군기지', 같은 시 송탄동에 위치한 '오산 공군기지' 내 각종 군사시설, 군용 장비들의 촬영물이 포함된 '주한미군과 한미군사훈련' 정보를 수집했다. 석씨가 SSD 저장매체에 저장한 자료들을 보면, 평택 미군기지 및 오산 공군기지 내의 시설·건축물 전경, 활주로, 군사용 장비,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정찰기 착륙 장면, 탄약고 건설 현장 등을 촬영한 영상·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그 내용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군사기밀에 속하는 자료다.
셋째, 2020년 5월 3일경 불상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에게 'TH의 하부조직원 인입', 'Q장은 TK 집행부와 반제반독점 사회대개혁 등에 대한 토론 조직 계획' 및 '제21대 국회의원 명단, 기본사항과 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보고문을 이메일을 이용해 보고했다.
넷째, 2018년 10월 16일경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이 발송한 '총회장님(북한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조직에 TK산하기구를 동원', '김정은 숭배열풍을 공세적으로 전개' 및 '총회장님의 서울방문 문제와 관련한 노동시민사회계의 내부동향을 예리하게 주시장악'.
다섯째, 2018년 11월 28일경 '반정부투쟁을 지속적 전개', 'X정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들도 투쟁대상 포함' 및 'TK투쟁지휘부 성원들과의 내적 사업 진행'.
여섯째, 2019년 3월 23일경 '판문점선언발표 1주년과 관련한 통일행사 및 대중투쟁', '반미감정을 최대로 고조' 및 '남북선언이행에 성실하게 나서도록 압박' 등의 내용이 담긴 지령문을 이메일로 수신했다.
이 외에도 민노총 간첩단이 북한 문화교류국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한 증거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