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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트럼프’의 트럼프 따라하기?…아르헨 대통령 “미성년 성전환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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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2. 14. 15:00

미국 이어 WHO·파리기후협정 탈퇴
현지 언론, 남미 이념 판도 변화 전망
Argentina Milei WHO <YONHAP NO-0067> (AP)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연설하고 있다./AP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남미의 트럼프'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유사한 조치를 잇달아 발동해 주목받고 있다.

아메리카TV 등 아르헨티나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두 대통령이 놀라울 정도로 동일한 노선을 걷고 있다며 밀레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행정부의 정책 중 미국의 행보와 유사하게 내린 가장 최근의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결정이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 탈퇴의 배경으로 "보건 관리에 관해 의견 차이가 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이 WHO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WHO가 우리의 주권과 보건에 개입하는 걸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며 "WHO에서 탈퇴하면 국가의 이해관계에 맞춘 보건 정책을 구사할 수 있어 정책적 유연성이 크게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탈퇴 사유와 동일한 논리다.

또 밀레이 대통령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과 호르몬 치료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성과 여성만 성별로 인정한다며 최근 성소수자(LGBT) 지원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비슷한 조치다.

성소수자에 대해 관대한 국가로 알려진 아르헨티나는 2010년 미주 대륙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했고 2012년 젠더법을 제정해 미성년자의 성전환을 허용했다.

현지 언론은 최근 브라질에서 열린 성소수자 시위에서 밀레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두 대통령을 성소수자 사회에서 '공공의 적'으로 보는 시각이 남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 변화 대응에서도 밀레이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며 과도한 환경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념 및 정책의 궤를 같이하는 밀레이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경제 안정에 성공하면 좌파의 물결이 거센 남미에서 이념의 지도가 바뀔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남미에서 우파 정당이 집권 중인 국가는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뿐이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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