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장원재의 스포츠인] “대표팀 기회 받는다면 최선 다할 것”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11010005567

글자크기

닫기

두바이 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2. 11. 15:44

UAE 알와슬FC 정승현
KakaoTalk_20250124_035013223
UAE 1부리그 알와슬의 주전 수비수 정승현(30) 선수./ 전형찬 기자
아시아투데이 장원재 선임 기자 =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신 정승현(30)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1부 리그의 알와슬 FC 수비의 중심이다. 리우 올림픽 출전 당시 비행기에서 2권의 책을 독파했을 만큼 지적인 이 사나이는 인터뷰 내내 녹차만 마셨다. 맥주나 설탕이 들어간 음료는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 울산HD 구단과 사이가 각별하다. 두바이 전지훈련 당시 구단 수뇌부가 정승현 선수를 각별하게 챙기더라.

"제가 두 번이나 이적료 수입을 안겨드렸으니까, 하하. 울산HD는 K리그 선도 구단답게, 인연이 있었던 선수를 잘 배려한다."

- 두 번의 이적료 수입이란.

"2015년부터 울산에서 뛰다 2017년 사간 도스로 이적할 때 한 번, 가시마 앤틀러스를 거쳐 자유 계약으로 2020년 울산으로 돌아온 뒤 2024년 알와슬로 이적하면서 두 번이다."

- 2017년 6월 시즌 중반에 이적해서 일본에서 2년 반을 뛰었다.

"좋은 오퍼가 오기도 했지만 아시아 다른 리그를 돌아보고 싶었다. 일본의 축구 환경, 스타일, 지도 방법, 전술 등을 경험하면 은퇴 후 제 축구 인생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 일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

"어렴풋하게나마 축구 산업화가 왜 필요한지, 축구 산업이 무엇인지를 느꼈다는 점이다."

- 두바이 날씨는 견딜만 한가.

"날씨는 그럭저럭 견딜 만한데, 1~2월엔 3일에 한 번 경기가 있다.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전후처럼 일정이 빡빡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가 몸살이 났다."

KakaoTalk_20250124_034328622
1월 27일에 열린 홈팀 알와슬(노란색)과 알샤르쟈(흰색)의 경기. 알와슬의 정승현, 알샤르쟈의 조유민이 모두 출전한 코리언 더비였다./ 사진=전형찬 기자
KakaoTalk_20250124_034341384
알와슬의 홈팀 응원석./ 사진=전형찬 기자
- 지난 시즌 2관왕이다.

"17년 만의 우승이었다. 프레지던트컵까지 우승해서 정말 기분 좋았다. 제 캐리어에서 더블은 처음이다. 보너스도 두둑하게 받았다. 아부다비 왕궁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도 참석했다."

- 울산에선 중고참이었다. 알와슬에서의 역할은.

"우리 팀은 22~25세 선수가 주력군이다. 그래서 제 위치는 베테랑이다. 코치진도 '리더로서 경험을 가지고 팀을 이끌어 달라'고 주문한다. 그래서 특별히 조심하는 점이 있다."

- 뭔가.

"라커룸 호날두가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 무슨 뜻인가.

"운동장에서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라커룸에서 말만 앞세우는 선수를 일컫는 우리만의 은어다. 저는 라커룸에선 말을 아끼고, 운동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KakaoTalk_20250124_034224805
알와슬 팬숍의 정승현 선수 사진./ 전형찬 기자
- UAE 리그의 수준은.

"수비수 입장에선 K리그보다 힘들다."

- 그렇게 평가하는 근거는.

"1대1 대결 상황이 많고 힘들어서다. UAE 리그는 용병 몸값이 다르다. 50억, 100억짜리 선수가 수두룩하다."

- 외국인 쿼터 제한은 없나.

"있다. 각 팀당 5명까지만 계약할 수 있다. 그런데 23세 이하는 제한 없는 자유 선발이다. 20~22세까지 20억~30억을 받고 뛰다가 거주기간 5년을 채우고 27~28세에 귀화하는 선수도 많다."

KakaoTalk_20250124_034244189
경기 당일, 가마경찰이 경기장 밖 질서를 유지했다./ 사진=전형찬 기자
- UAE 리그 축구 환경은.

"잔디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K리그보다 환경이 좋다. 치안, 교육 등 생활 환경도 최고여서 가족과 함께 지내기도 편하다."

- 이번 시즌 UAE 1부 무대엔 정승현, 조유민(알 샤르자), 박용우(알 아인), 권경원 원두재 이승준(이상 코르 파칸 클럽) 등 6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 중이다.

"다들 일정이 빡빡해서 못 만나고 있다. 박용우와는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사는데도 그렇다."

- 6명 단톡방이 있나.

"있다. 말만 하지 말고 좀 보자고 한다. 누구라고 말은 안 하겠지만, 프레지던트컵 탈락으로 경기 일정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누군가가 일정 조율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하하."

- 2018년 월드컵 때는 최종엔트리에 들었지만 본선 경기 출전은 못 했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맹활약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가고 싶다고 가고, 가기 싫다고 안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뛸 것이다. 기회를 받지 못하면 운동장 밖에서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 같은 포지션에서 주목하는 후배는.

"김지수, 이한범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흐믓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 다양한 연령대의 센터백 자원이 많다는 건 멋진 일이다."

- 좋은 센터백의 자질은 무엇인가.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다. 20대 초반엔 욕심이 많았다. '내가 다 뛰어야 한다, 모든 상황을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 매 상황 상황에 집중하려고 한다."

- 선수로서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2016 리우 올림픽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다.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온다. 꿈 속에서도 여전히 패배가 억울하다."

- 올 시즌 각오는.

"팀으로서는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체력 한계 노출하지 않고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KakaoTalk_20250124_034957494
정승현 선수(왼쪽)와 장원재 선임기자./ 전형찬 기자
▲ 정승현은 현대고, 연세대(2013~2014)를 거쳐 2015년 울산 현대에 입단했다. 2017년 6월 J리그로 건너가 사간 도스((2017~2018), 가시마 앤틀러스(2018~2019)에서 뛰다 2020년 울산 현대로 돌아왔다. 2021~2022 시즌은 김천 상무 소속으로 병역의무를 마쳤고, 2023년 울산으로 복귀, 팀의 K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24년 2월부터는 UAE 1부 리그의 알와슬 FC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국가대표로는 26경기 출전에 1득점을 기록 중이다.
장원재 선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