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메모 신빙성에도 의문 지적
"김병주·박선원 거치며 내란 프레임"
"이재명, 권력 찬탈 진짜 내란"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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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잡아들이라는 말을 했다는 증언은 그간 탄핵 소추를 가결시킨 핵심 발언이었다. 하지만 계엄 당시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최근 헌재에서 열린 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한 적은 없다"며 "인원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에 앞서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했다"는 진술을 한 바 있다. 이 발언은 탄핵안 소추 가결에 결정적인 단서로 쓰였다. 곽 전 사령관은 정형식 헌법재판관의 집요한 질문에 결국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을 바꿨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의원이라는 말을 정확히 윤 대통령이 썼느냐는 정 재판관 질의에도 "전화로 들은 표현은 인원"이라고 했다. 국회에선 이와 관련해 국회의원이 맞느냐는 추궁에 "정확히 맞다"고 한 바 있다. 이런 오락가락 발언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기류도 확실히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홍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정치인 등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듣고 수첩에 메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5차 변론에서 이 메모는 자신이 쓴 게 아니라 본인의 보좌관이 옮겨 적은 것이며, 일부 내용만 자신이 직접 썼다고 말했다. 재작성한 메모란 뜻인데, 메모 원본은 버려서 없다고 했다. 체포하라고 말했다던 여 전 사령관도 "'체포'란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말해 이 메모의 진위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이 직접 썼다는 '검거 요청' 부분도 논란거리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이와 관련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되물었다. 정치인 등을 검거할 권한이나 조직이 없는 국정원에 검거 요청을 한 것이 상식적으로 맞겠느냐는 지적이다.여 전 사령관 측 변호인단도 "방첩사엔 구금 시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메모 내용상 여러 부분이 당시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기에 메모 필체가 박선원 의원의 수첩에서 나온 글씨체와 유사하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글씨체가 좌측으로 약간 눕혀져 있고, 받침 'ㄹ'자를 흘려 쓰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상에서도 '위치'와 '대'의 필체가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분석의 글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의혹을 바탕으로 홍 전 차장의 메모는 박 의원이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 비서관은 "내란선동으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진짜 내란범'은 이재명, 그리고 홍장원-박선원, 곽종근-김병주 커넥션"이라며 "100억에 달하는 공작금을 횡령한 의혹으로 감찰을 당해 약점을 잡힌 홍장원이 박선원을 만나서 건넸다는 메모지, 그리고 직속상관이었던 김병주에게 회유당한 곽종근의 거짓말 영상이 '가짜내란'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으로 '내란선동', '가짜 내란'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오직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권력을 찬탈하려 한 진짜 내란 세력이 누구인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