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선보인 딥시크 추론 모델 'R1' 개발에는 초기 2개월간 약 557만6000달러(약 81억원)가 투입됐다. 이를 포함해 연구개발(R&D), 운영, 유지보수, 합성 데이터 생성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등을 포함한 개발에 총 5억 달러(약 7253억원)를 웃도는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오픈AI는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2022년 한 해에만 약 5억4000만 달러(약 7834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3월 챗GPT의 최신 버전 'GPT-4o'를 내놓은 뒤부터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AI 모델의 훈련과 운영에만 연간 약 70억 달러(약 10조1556억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모델의 성능을 비교했을 때 챗GPT는 다국어 지원, 창의적 작업, 실시간 정보 처리에서 강점을 보이며 그에 비해 딥시크는 코딩 능력, 비용 효율성, 보안 기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딥시크의 연구 인력은 139명이다. 오픈AI의 약 1200명과 비교해 약 9분의 1 수준이다. 양사의 능력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지만 후발주자인 딥시크가 오픈AI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게다가 딥시크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소스 코드의 일부와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 웨이트(Open Weight)' 방식을 채택했다. 그동안 기술을 비공개해 온 기존 개발사들을 머쓱하게 만들면서 완전 공개를 의미하는 '오픈 소스(Open Source)' 시장으로의 문을 열었다. 더 많은 경쟁자를 유입시키면서 기술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세계 IT 시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AI 기술 독점 구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AI 모델은 미국의 오픈AI, 구글 등 거대 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이제 막 시장의 벽이 낮아지면서 챗GPT나 딥시크를 뛰어넘는 AI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관건은 상대적으로 비용과 연산량을 더 적게 들이면서 더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는 데 있다.
IT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에 따르면 한국의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10억 달러(약 1조4508억원)에서 2030년 약 40억 달러(약 5조802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한국에도 시장 석권의 기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