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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딥시크 쇼크’가 불러 올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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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5. 02. 11. 07:02

DEEPSEEK-MARKETS/ <YONHAP NO-1264> (REUTERS)
딥시크 로고 뒤로 오성홍기(왼쪽)와 성조기가 비치고 있다./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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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주도 전 세계 AI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동명의 생성형 AI 모델은 비용과 성능이 비례하는 기존 시장 원리에서 벗어나 '저비용 고성능'을 내세우면서 이목을 끌어 이른바 '딥시크 쇼크'를 일으켰다.

지난달 선보인 딥시크 추론 모델 'R1' 개발에는 초기 2개월간 약 557만6000달러(약 81억원)가 투입됐다. 이를 포함해 연구개발(R&D), 운영, 유지보수, 합성 데이터 생성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등을 포함한 개발에 총 5억 달러(약 7253억원)를 웃도는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오픈AI는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2022년 한 해에만 약 5억4000만 달러(약 7834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3월 챗GPT의 최신 버전 'GPT-4o'를 내놓은 뒤부터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AI 모델의 훈련과 운영에만 연간 약 70억 달러(약 10조1556억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모델의 성능을 비교했을 때 챗GPT는 다국어 지원, 창의적 작업, 실시간 정보 처리에서 강점을 보이며 그에 비해 딥시크는 코딩 능력, 비용 효율성, 보안 기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딥시크의 연구 인력은 139명이다. 오픈AI의 약 1200명과 비교해 약 9분의 1 수준이다. 양사의 능력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지만 후발주자인 딥시크가 오픈AI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게다가 딥시크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소스 코드의 일부와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 웨이트(Open Weight)' 방식을 채택했다. 그동안 기술을 비공개해 온 기존 개발사들을 머쓱하게 만들면서 완전 공개를 의미하는 '오픈 소스(Open Source)' 시장으로의 문을 열었다. 더 많은 경쟁자를 유입시키면서 기술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세계 IT 시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AI 기술 독점 구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AI 모델은 미국의 오픈AI, 구글 등 거대 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이제 막 시장의 벽이 낮아지면서 챗GPT나 딥시크를 뛰어넘는 AI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관건은 상대적으로 비용과 연산량을 더 적게 들이면서 더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는 데 있다.

IT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에 따르면 한국의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10억 달러(약 1조4508억원)에서 2030년 약 40억 달러(약 5조802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한국에도 시장 석권의 기회가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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