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 불황 선택적 소비재 꽃 구매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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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화사한 꽃들과는 다르게 상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올 1월부터 졸업식 특수로 대목을 맞았을 꽃시장이 예전과 다르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40년 이상 꽃 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씨(60대·여)는 "예전과 딴판이다. 요즘 꽃집 사장들도 장사가 잘 안되는지 조금씩만 구매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강모씨(60대·여)도 "갑자기 판매량이 확 줄었다기보단 해마다 줄고 있어 살기 팍팍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꽃 도매상가에서 만난 도매상인 10명 중 9명은 '졸업 특수는 이제 없다'고 했다.
7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이모씨(30대·여)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로 인해 사라진 졸업식 특수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이씨는 "물가가 올라 기본 3만5000원이었던 꽃다발을 지금은 5만원에 받고 있다"며 "지난해에 비해 올해 졸업식 예약 주문이 30%는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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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로 졸업식 꽃다발에 판매되는 장미와 거베라, 프리지어의 경매 가격은 각각 한 단에 1만6100여원, 1만9000여원, 4700여원으로 전년 대비 장미와 거베라는 10.5% 하락, 프리지아는 1.2% 하락했다.
당분간 화훼류 가격은 하락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고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가 선택적 재화인 꽃을 소비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상에서 꽃을 구매하는 유럽과 달리 우리는 특별한 날에 선물하는 편이지만 경기 침체 지속으로 소비를 줄여가는 상황에서 5만~10만원인 꽃다발 가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실용적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된 영향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