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태국 방콕 시암 파라곤 쇼핑몰에서 열린 혼인신고 행사에서 성소수자 부부들이 혼인증명서를 소지한 채 앉아 있다./AFP 연합
태국에서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하는 '결혼 평등법'이 23일부터 발효됐다. 동남아에서 동성 간의 혼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날부터 태국의 동성 부부는 완전한 법적·재정적·의료적 권리를 누리며 혼인 신고를 할 수 있고 입양과 상속권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태국 의회에서 통과됐고 태국 국왕의 지지를 받아 왔다.
23일 태국 전역에서 성소수자를 뜻하는 LGBTQ+(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양성애자)·트랜스젠더·퀴어 또는 퀘스처닝·기타)의 결혼을 축하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수도 방콕을 비롯해 동부 해안 도시 파타야, 북부 산악 도시 치앙마이 등 곳곳에서 LGBTQ를 위한 축제가 열렸다.
Thailand Marriage Equality <YONHAP NO-5348>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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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커플들이 결혼 평등법 발효일인 23일 태국 방콕에 있는 시암 파라곤 쇼핑몰에서 결혼식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AP 연합
방콕시와 성소수자 단체 방콕프라이드는 23일 방콕의 시암 파라곤 쇼핑몰에서 대규모 결혼식 행사 '결혼 평등의 날'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곳에서 최소 200쌍의 커플이 혼인 신고를 했다.
쇼핑몰에는 무지개색 카페트가 깔렸고 다양한 연령대와 각종 계층의 신혼 부부가 퍼레이드를 했다. 흰색 웨딩 정장이나 웨딩 드레스 차림의 참석자들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동성 파트너와 함께 제복 차림으로 참석한 경찰관도 있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해당 행사에서 축하 음성 메시지로 "이 결혼 평등법은 태국 사회가 성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성적 지향, 인종,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시작이며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와 존엄성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