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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이 불러온 변화…해외로 눈 돌리는 휴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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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기자

승인 : 2025. 01. 23. 17:04

한국 대신 미국과 호주로…의대생들의 새로운 선택
높은 연봉, 적절한 근무 환경…해외의 매력적인 조건
의료 인력 공백 우려…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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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의과대학./연합
의정 갈등 여파로 대규모 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이 복학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휴학 사태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 심각한 신호로 보고 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 휴학생 중 상당수는 의정 갈등 이후 한국 의료 환경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하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하거나, 해외 연구진으로 취업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커리어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의사면허시험(USMLE) 응시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호주와 싱가포르처럼 외국인 의사를 적극 유치하는 국가로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재 주요 대학들은 늦어도 오는 2월 중순까지 복학 신청을 받고 있다. 대학들은 구체적인 복학 신청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복학할 이유가 부족해 신청이 저조하다는 분위기만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의대 증원 발표 이후 휴학한 1학년 학생은 3500여명에 달한다.

의대생들이 해외를 선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 의료계의 과도한 업무 강도와 낮은 보상 체계가 자리 잡고 있으며, 지난해 2월 발표된 의대 증원 정책 이후 의료계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

반면 해외에서는 높은 연봉과 적절한 근무 환경, 개인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의대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문의의 평균 연봉이 약 2억원에서 5억원에 달하며, 근무 시간이 철저히 관리된다. 연구직으로 진출할 경우에도 풍부한 연구비와 첨단 장비 지원이 뒷받침돼 개인의 전문성을 살리기에 유리하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국내 의료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특정 지역에서는 의료 인력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전문의 인력의 지역 간 격차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 의료 인력 공백은 더 큰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의료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의사들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고, 개인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료 환경 전반의 개선과 함께 정책적 신뢰 회복과 처우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최근 부모들이 의대 입학과 동시에 자녀를 해외로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해외로 나가는 젊은 의사들이 더 이상 국내 의료계를 떠날 이유를 찾지 않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장기적 관점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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