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축왕’ 반토막 형량 대법원서 확정

사기 등 혐의 징역 7년
공범들도 무죄·집행유예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가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48억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 남모씨에게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남씨의 형량은 항소심에서 절반으로 줄었는데,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검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3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남씨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남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중개업자 등 9명의 공범들도 원심의 무죄 혹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남씨 등은 2022년 1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공동주택의 임차인 19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48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남씨에게 사기죄의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9명의 공범들에게는 징역 각 4~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이 어린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70대 노인 등과 같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대상을 상대로 범행했다. 범행 동기와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 수와 피해 규모에 비춰 결과도 중하다"고 전했다.

2심은 그러나 2022년 5월27일 이후로 신규로 체결된 전세 보증금과 증액된 전세 보증금만을 편취 금액으로 인정하며 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공범들에 대해서도 "5월27일 이후 '남씨의 재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임대차 계약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사정이 보인다"며 형량을 줄였다.

남씨는 인천과 경기 일대에서 약 2700채의 부동산을 보유한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렸다. 남씨는 이날 판결과 별개로 388억원대 전세사기에 대해서도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