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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낭보’ 현대건설 ‘불발’… 정비사업 엇갈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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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1. 22. 17:32

포스코, 톱10 건설사 중 첫 수주
내달 성남서 '2연속' 시공권 도전
현대건설, 한남4구역 아쉽게 고배
개포·성동 등서 자존심 회복 노려
수년째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도시정비 분야에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연초 분위기가 다소 엇갈렸다. 2023·2024년 2년 연속 모두 현대건설에 밀려 도시정비 2위에 머물렀던 포스코이앤씨는 새해 초부터 수주 드라이브를 강화하며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먼저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했다.

반면 6년 연속 도시정비 '왕좌'를 지키고 있는 현대건설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에 내주고 말았다.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서울 한강변·강남 등 주요 지역의 재건축 수주 열기가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의 반격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개 건설사 중 가장 먼저 도시정비 분야 수주 낭보를 전했다. 지난 11일 총사업비 708억원 규모의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공사의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첫 도시정비 수주에 성공했다.

상록타워아파트는 지난 1997년 준공된 곳으로, 올해 입주 28년 차를 맞은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포스코이앤씨의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기존 200가구에서 최고 29층짜리 229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거듭난다. 이곳 리모델링 조합은 늘어난 29가구 모두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나아가 포스코이앤씨는 다음 달 도시정비 연속 수주에 도전한다. 총공사비가 1조1800억원 규모로 예측되는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최근 이곳 재건축 조합이 마감한 3차 입찰에 도전장을 내밀며 1·2차 입찰에서 모두 단독 입찰한 두산건설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조합은 오는 2월 16일 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 중 한 곳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19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3198가구로 탈바꿈한다는 점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우위를 점치는 전망도 적지 않다. 포스코이앤씨의 아파트 브랜드 '더샵'이 두산건설의 '위브'보다 인지도·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비교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총 6조612억원의 수주고를 도시정비 분야에서 올리며 포스코이앤씨(4조7200억원)를 밀어내고 지난 2019년부터 6년 연속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연초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해 이한우 대표까지 현장을 직접 찾으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보였지만, 삼성물산에 밀려 시공권 확보에 실패했다.

한남4구역 수주 불발을 뒤로하고 현대건설은 다른 서울 재건축 사업지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남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압구정 아파트지구 재건축사업 △성동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주요 사업지 '연쇄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번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실제 공약으로 내세웠던 △금융비용 최소화 △공사기간 단축 △상업시설 수익 확대 등의 분양수익 극대화 등이 재건축 조합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는 점에서다. 6년 연속 도시정비 분야 최대 수주고를 기반으로 현대건설이 높은 수준의 현금 보유고·낮은 부채비율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조합에 제시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사업 영향력 확대를 위해 '건설통' 정희민 대표이사를 선임했고, 마찬가지로 현대건설도 주택 전문가로 불리는 이한우 대표이사 체제로 변화를 줬다"며 "이에 정비사업 왕좌를 노리는 두 건설사 간 경쟁은 한 해 동안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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