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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T 엇갈린 시각] “졸속 도입된 AIDT, 학생과 교사 모두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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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1. 23. 06:00

교사 의견 배제된 정책, 현장 혼란 초래
부실한 연수와 검토 부족…기피 학년 된 3·4학년
기술적 준비 미흡과 업무 과중…재검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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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섭 전남 목포임성초등학교 교사.
"현장 교사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교육부 정책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의 근본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지섭 전남 목포임성초등학교 교사는 AIDT 도입의 가장 큰 문제로 '교사 의견 배제'를 꼽았다. 교과서는 교육활동의 핵심 도구인데,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의견 수렴이나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연수부터 도입까지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교사는 부실한 연수가 현장 교사들에게 혼란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교육부가 AIDT를 급하게 추진하면서 1학기 의무 연수가 2학기에는 희망자만 받는 방식으로 변경돼, 연수를 받지 못한 교사들도 생겼다"며 "전달 연수는 7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본교과서 대신 프로토타입 교과서를 활용한 연수로 진행돼 충분한 준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연수 과정에서 커리큘럼과 공통된 교안 부족으로 강사별로 교육 질이 크게 차이가 났다고 했다. 이로 인해 AIDT를 사용하는 3학년과 4학년이 '기피 학년'으로 전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서 교사는 "교사들이 AIDT를 다룰 자신이 없어 해당 학년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한계도 언급했다. 디지털 기기 상당수가 구형이며 와이파이(Wifi) 환경도 열악해 제대로 구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서 교사는 "학교에 보급된 태블릿 중 상당수가 5년 이상 된 구형 기기이며, 와이파이 환경도 열악해 20대 이상의 기기가 동시에 접속하면 네트워크가 불안정해진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적 한계와 더불어 디지털 기기 관리 업무까지 교사들에게 전가되면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디지털 전환이 교육의 중요한 목표임을 인정하면서도, 준비되지 않은 도입은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교사는 "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정책 도입 이전에 현장 교사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이라도 정책을 재검토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사는 이번 정책이 졸속으로 강행되고 있으며, 충분한 검토와 시범 사업 없이 도입된 정책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 교사는 "2011년 디지털 교과서는 3년간 시범 사업을 거친 후 현장에 보급됐다. 하지만 이번 AIDT는 1년 만에 개발을 완료했고, 검정 통과 후 불과 3개월 만에 전면 도입이 결정됐다"며 "이러한 속도는 기존 디지털 교과서가 실패했던 전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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