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병합·집중심리 검토"…2월 6일 2차 준비기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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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의 공판준비기일에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재판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김 전 장관은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에는 김 전 장관의 가족도 자리해 재판을 지켜봤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된 김 전 장관은 '계엄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임을 강조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사법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김 전 장관 측의 주장이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일개 검사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그 요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의 정치 행위를 사법부가 판단하게 되면 검사와 법관들이 정치 행위를 하는 결과가 생긴다. 공소기각 결정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비상계엄이 범죄에 해당할 경우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는 게 판례의 확고한 태도"라며 "검사의 공소제기 권한은 수사단계와 구속심사 과정에서 이미 인정됐고, 추가로 공범도 송치했기 때문에 이 사건 수사 개시 권한이나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양 측은 관련 사건의 병합 여부, 기일 지정 등을 두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재판부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공범들과의 사건 병합 필요성에 대해 묻자 검찰은 "신속한 심리를 위해 공범 사건을 병합하지 말고 각각 병행 심리해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당연히 병합돼야 한다"며 "병합해 충분한 반대신문 등이 이뤄져야 기소된 피고인들의 방어권과 변론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맞섰다.
구속기간을 고려해 2주에 3회 집중 심리를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검찰은 "공정한 재판에는 신속한 재판도 포함되는 바 재판부의 집중 심리 의견에 동의하고, 주 2~3회 재판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장관 측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여유를 갖고 진행해달라"면서 한 달에 한 번도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6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서를 충분히 검토해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기일 지정과 사건 병합, 집중심리 여부에 대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