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진해신항 중심 스마트화
크레인 자동운전…화물적재 수월
"최적의 물류서비스 제공" 자신감
4년 내로 광양항 테스트베드 조성
세종//아시아투데이 이지훈 기자 =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달로 항만이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와 선박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가 더욱 확산되면서 항만 자동화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세계 7대 항만인 부산항을 중심으로 스마트항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입 화물의 약 99%가 해상으로 운송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스마트항만으로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14일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439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2315만TEU)보다 5%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홍해 사태, 중동 위기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극복하고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다만 이 같은 기록적인 상승세에도 우리나라의 스마트항만 구축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중국 상하이항 등 세계 주요 항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고 기술력도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부산항 진해신항' 세계 최고 수준 스마트 항만으로 만든다
이에 해수부는 작년 4월 부산항 신항 7부두(2-5 단계) 개장을 시작으로 스마트항만 조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7부두는 선박부터 컨테이너 이송 장비까지 전체에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우리나라 최초의 항만이다. 배가 부두에 접안하면 컨테이너 크레인에서 원격운전으로 화물을 내리고, 무인이송장비(AGV)가 화물을 부두 내 장치장으로 옮긴다. 이어 트렌스퍼 크레인이 자동운전으로 화물을 장치장에 쌓는 완전 자동화 방식이다.
아울러 해수부는 2027년 개장 예정인 부산항 신항 2-6단계 부두에도 국산 자동화 하역 장비를 설치해 스마트항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2029년 문을 여는 부산항 진해신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항만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달 마련한 글로벌 거점항만 구축 전략 등을 토대로 본격적인 스마트항만 조성에 나서 국내기업 활성화와 신산업 창출,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스마트항만을 구축해 글로벌 항만의 스마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2029년까지 광양항 테스트베드 조성…관련 기술 적극 육성
해수부는 스마트항만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기술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31년까지 우리 기업의 국내 스마트항만 기술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리고 세계 시장에서는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광양항 테스트베드에 개발기술 실증을 위한 공간(10만㎡)을 조성하고, 인접한 광양항 해양산업클러스터에는 관련 기업을 입주시켜 산업간·기업간 연계를 촉진시킬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광양항 테스트베드 등을 통해 국내 항만장비 업체들이 자동화항만 구축과 운영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면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적 확보와 기술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만 장비의 국산화도 시급한 과제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항만 자동화 장비의 상당수가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국내 기술의 한계점이 뚜렷한 상황이다. 이에 해수부는 인천·여수광양·울산·부산항만공사, 항만장비 관련 업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항만장비 국산화와 업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오는 24일 항만기술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우리나라 항만기술 산업 육성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근거가 마련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 중 항만 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세부 육성계획 수립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