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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의 나이에 뉴욕에서 무명작가로 새롭게 출발한 김환기는 1974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11년간 이곳에 머물렀다. 김환기의 뉴욕 시절이 중요한 이유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완전한 추상 작업이 이때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가 코튼에 유채로 그린 '무제'는 뉴욕 시절 김환기의 독창적인 미학과 형식적인 실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환기가 뉴욕에서 완성한 가장 중요한 조형미는 점인데, 이 작품에는 자연의 형태에서 변형된 이미지인 기하학적 색면 도상과 점이 화면을 유기적으로 채우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푸른 원은 이 그림에서 중요한 시각적 중심점이다. 이를 둘러싼 다양한 색의 점들은 이 원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작품을 시각적으로 균형 있게 이끌어간다.
이 원은 둘러싸고 있는 점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듯하면서도 어우러져 있다. 이는 김환기가 중요하게 다룬 우주적이고 원형적인 상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1984년 3월 1일부터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김환기 10주기 기념전'에 출품된 바 있다.
케이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