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출액 6838억 달러… 반도체 견인
美 보호무역주의 강조 불확실성 높아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4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8.2% 증가한 683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 6836억 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이 1419억 달러로 43.9% 급증하며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자동차 수출은 708억 달러를 기록해 2년 연속 70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냈다. 선박 수출도 18% 증가한 2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석유화학(5.0%), 디스플레이(0.9%), 무선통신기기(11.2%), 바이오헬스(13.1%), 컴퓨터(76.7%) 등의 수출도 증가했다.
특히 대미 수출이 전년보다 10.5% 증가한 1278억 달러로 7년 연속으로 역대 최대 대미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산업부는 자동차와 일반기계 중심 수출 호조 속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계된 반도체 수출 증가가 대미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안정세에 에너지 수입이 줄면서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3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작년 한국의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2018년(697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 흑자다.
비상계엄 사태에도 우리 수출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작년 12월 수출액은 61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다. 이 역시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도 31.5% 증가한 145억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수출은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최근 정치적 혼란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저가 제품 공세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명문으로 중국산 수입품에는 60%까지 고율 관세를 매기고, 여타국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국은 작년 1∼8월 기준 미국의 8위 적자국이다.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비해 시급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 정부는 취임 초반부터 주요 무역 흑자국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한국의 경우 자동차 등 품목에 대한 압박과 함께 그동안 혜택을 누리던 배터리 등에 대한 보조금 삭감 내지 축소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 등으로 한국은행(1.9%),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1.9%), 현대경제연구원(1.7%) 등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제시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