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내년 예산배정 신속 마무리"
한은 "여야, 경제정책 조속 합의 필요
경제시스템 정상 작동 빨리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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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파'에 앓아누운 韓경제에 "추경 긴급처방 필요"
15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는 위축된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한 추경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시장에선 우리 경제에 불어닥친 혼란의 파고를 극복하기 위해 서둘러 추경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현재 입법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도 추경을 통해 당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재정 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 신속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 10일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4조1000억원을 감액한 673조3000억원 예산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세부적으로 정부 예비비(-2조4000억원), 국고채 이자 상환(-5000억원),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497억원) 등이 줄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야당표 감액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휘청거리는 경제를 지탱할 정부의 재정운용에는 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무디스와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의 정치 혼란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정부도 '최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경제심리가 위축돼 하방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등장했던 '경기회복' 문구가 빠지고,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린 것이다.
◇한국은행 "여야가 추경 합의해 경제시스템 정상화시켜야"
더욱이 유례없는 정치 혼란에 따른 파장이 경제를 뒤흔들면서 가계소비가 얼어붙고, 기업의 투자도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 한국을 '여행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해외 관광객도 줄어들고 있다.
탄핵 정국 이전에도 우리 경기는 소비·투자 등 내수가 침체에 빠진 상황이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민간소비가 전기보다 0.5% 증가했고, 10월 소매판매는 준내구재(4.1%)와 비내구재(0.6%) 증가에도 내구재가 5.8%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이에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취약계층 지원책 등 다양한 내수 부양책을 펼쳐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와 대외관계장관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내년도 예산이 새해 첫날부터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회계연도 개시 전 배정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며 "가용재원을 총동원한 내년도 상반기 신속집행 계획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은행도 이날 '비상계엄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및 대응방향' 자료를 통해 "현재 탄핵 국면은 정치적 요인에 의해 촉발되었기에 경제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될 여지가 크다"면서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