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140개 수출규제
중 "국제무역 질서 훼손"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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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에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 등 중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AI 훈련에 필요한 HBM과 24개의 추가 반도체 제조 장비, 소프트웨어 3개도 수출 규제를 받는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중국의 군사 현대화에 활용될 수 있는 자국 반도체 제조 역량의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도 미국산 소프트웨어·장비·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 규제를 받게 된다.
규제 패키지에 포함된 HBM 시장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미국의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전량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HBM 매출의 30%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HBM 수출통제는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제재 대상에는 중국 반도체 기업 약 20여 곳, 투자회사 2곳, 반도체 제조 장비 제조사 100여 곳 이상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미국의 수출통제 리스트에 올라 특별 승인 없이는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부품·기술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에서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강화하는 조항에 따라 해당 국가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제품이 제한된다. 다만 상무부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통제 제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기업이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을 따르기로 미국 정부와 몇 달 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과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 수출제한 조치가 면제되는 데 한국은 제외됐다.
이번 규정은 또 특정 외국산 품목이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되는 기준인 '미국산 부품 함유량'의 하한선을 0%로 낮춰 소량이라도 미국산 칩이 포함됐을 경우 해당 제품의 중국 수출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이번 규정은 미국이 일본과 네덜란드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긴 논의를 거쳐 발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이번 미국의 조치가 "국제 경제 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중국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도 이번 규제를 "경제적 강압" 과 "비시장적 관행"의 명백한 사례로 규정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의 자급자족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