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24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 드라이버 부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모터스포츠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2014년 WRC에 복귀한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모터스포츠에 적극 투자를 통해 2019·2020년 제조사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3대 모터스포츠 대회로 불리는 WRC는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비롯해 눈길·진흙길·자갈길 등 극한의 주행환경에서 펼쳐지는 연간 경기 결과를 토대로 제조사·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을 결정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 월드랠리팀의 티에리 누빌 선수가 총 242점으로 2024 WRC 드라이버 부분 우승컵을 안았다. 누빌을 비롯한 현대차 월드랠리팀 선수들은 올해 유럽·아프리카·남미·아시아 등에서 열린 13번의 라운드 중 총 5차례 우승했다.
누빌은 개막전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종합우승을 위한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2라운드 스웨덴 랠리에서는 에사페카 라피가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는 압도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6라운드 이탈리아 랠리에서는 오트 타낙이 2위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세바스티앙 오지에와 0.2초 차이의 접전 끝에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올해를 포함해 역대 이탈리아 랠리에서 총 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10라운드 그리스 랠리에서는 티에리 누빌 1위, 다니 소르도 2위, 오트 타낙 3위로 트리플 포디움을 달성하며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지의 더운 기후와 비포장 노면에 맞춰 경주차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 낸 전략이 주효했다.
12라운드인 중부 유럽 랠리에서는 오트 타낙이 다양한 코스에서의 풍부한 주행 경험을 바탕으로 18개의 스테이지 중 15번째 스테이지부터 1위를 차지하며 팀을 포디움 정상으로 이끌었다.
드라이버 부문 1위를 차지한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제조사 부문에서는 총 558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인 일본 랠리에서 토요타(561점)에 3점이 밀렸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24일 WRC 일본 랠리가 진행 중인 나고야 토요타 스타디움의 토요타 가주레이싱팀 서비스 파크에서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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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본 랠리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의 만남도 화제였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1·3위 자동차그룹 수장이 지난달 27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이어 한 달 만에 재회한 것이다.
정 회장은 아키오 회장과 함께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서비스파크 센터 시설을 살펴봤다. 두 사람은 모터스포츠를 비롯해 수소 인프라 등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가 WRC에 참가하는 배경은 모터스포츠에 쌓아 올린 경험과 내연기관 N 고성능 차량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차량용 서스펜션·브레이킹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브랜드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고성능 영역으로의 확장 의지를 담은 신규 프로그램 '제네시스 마그마'를 준비 중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GV60 마그마를 국내에서 출시할 계획이며 향후 유럽 등에서 벤츠 AMG·BMW M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