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보다 응원글 다수…가정폭력 신고 일평균 632건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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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 2일 오랜 기간 가정폭력을 저지른 아버지를 둔기로 살해한 30대 남성 A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 역촌동 자택에서 어머니에게 술값을 달라며 욕을 하는 70대 아버지에게 둔기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같은 달 31일 8시 30분께 자신의 모친과 함께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후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오랜 기간 가정폭력에 노출돼 온 A씨가 사건 당일 또다시 가정폭력이 발생하자 우발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가정은 2017년과 2021년에도 경찰에 가정폭력으로 신고한 바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30대 남성 A씨를 비난하기 보다 응원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탄원서라도 써주고 싶다" "가정폭력 가정에서 자란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안다" "진짜 얼마나 힘들었을까"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네티즌들이 A씨를 응원하고 공감하는 것은 반복된 폭력으로 인해 심리적, 정서적 한계에 다다른 피해자가 절박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발생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를 단순한 범죄자가 아닌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가정폭력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사건이란 점도 깊은 공감을 불러온 요소 중 하나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바뀌지 않도록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학대 예방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며 "피해자가 법의 보호를 받으며 가정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