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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TV토론] 악수로 시작해 95분 날선 공방…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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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9. 11. 17:52

첫 TV토론서 모든 이슈 충돌·대립
해리스 "보편적 관세는 국민 부가세"
트럼프 "경제 파괴, 바이든 행정부 탓"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AFP 연합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저녁(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첫 TV 토론을 벌였다.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두 후보 중 해리스 부통령이 먼저 성큼성큼 걸어가 트럼프 전 태통령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이어 모두 발언 없이 곧바로 경제·남부 국경·낙태·국가 안보·전쟁 등을 주제로 약 95분 동안 격론이 벌어졌다.

◇ 미국 경제와 물가= 첫 번째 주제는 미국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와 물가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 "세기의 최악 공중 보건 전염병", "남북전쟁 이후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의 공격"을 넘겨줬다며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학부모와 주택 구매자에 대한 지원 확대, 가격 폭리 금지 등을 포괄하는 '기회 경제'의 구축 계획을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부자 감세'라고 규정하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를 미국인에 대한 '트럼프 부가세'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했지만, 자신의 재임 기간에는 인플레이션이 없었는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가 치솟아 경제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 남부 국경과 이민자= 남부 국경 및 이민자 문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세를, 낙태 문제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국경 차르(czar·황제·최고 책임자)'라고 규정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범죄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의 입국을 허용해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의 범죄는 훨씬 줄었는데 미국의 범죄만 폭증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스프링필드 등 일부 지역을 꼽으면서 "이민자들이 거기 사는 주민들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는데, 많은 매체는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초당파적으로 국경보안법을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을 폐기하라고 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일으키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 낙태 금지=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2022년 6월 연방 차원에서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인정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폐기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가 다시 선출되면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미국 사회가 양분됐다며 그 판결 폐기가 각 주가 낙태 금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낙태 금지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제는 각 주가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것(내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날 토론은 정책 위주로 비교적 차분히 진행돼 많은 전문가가 역대급 TV 토론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뉴욕타임스(NYT)의 분석대로 대선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결정타는 없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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