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차내면 ‘최장 9일 황금연휴’… “내수보다 해외여행” 우려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4010002159

글자크기

닫기

지환혁 기자 | 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9. 03. 18:00

'국군의날' 34년만에 임시공휴일
직장인, 앞뒤로 2~3일 연차시 가능
시민들 "쉬니깐 좋아" 환영 분위기
2조4000억 소비지출액 증가 분석에
"추세 반전 효과 미미할 것" 시각도
올해 국군의 날(10월 1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1990년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34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다음 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해 의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금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중동분쟁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시민들 임시 공휴일 지정 대체로 반겨…지역별·업종별 볼멘소리도
국군의 날은 6·25전쟁 당시 1950년 10월1일 국군이 38도선을 돌파해 본격적인 북진에 나선 것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1976년 법정 공휴일로 제정됐으나 1991년부터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당시 정부는 10월 3일이 개천절이고 추석(음력 8월 15일) 연휴가 가깝기 때문에 너무 많이 쉬면 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근로자들의 근무기강도 해이해진다고 보고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군 격려와 소비 진작 등의 차원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다만 국군의 날이 상시 공휴일이 되려면 국회가 공휴일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국군의 날을 공휴일로 이어가려면 매번 임시로 지정해야 한다.

이번 임시 공휴일 지정에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10월 1일이 임시 공휴일이 되면 개천절(10월 3일)과 주말까지 엮어 황금연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추석 연휴를 즐긴 시민들은 2주 만에 다시 찾아온 황금 연휴에 또다시 전국 각지로, 해외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잡기에 분주하다.

이모씨(서울 마포구)는 "솔직히 추석엔 차례도 지내야 해서 연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데 이번 임시 공휴일 덕분에 가족과 오붓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모씨(32·서울 영등포구)도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건 감사하다"며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쪽 해외여행을 고민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울산에서 중소형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김모씨(44)는 "관광지는 연휴 특수를 누릴 수 있겠지만, 울산처럼 공업지역의 업소는 주고객층이 비즈니스 출장객인데 휴일이 많을수록 평균 매출은 떨어진다"며 "명절 때는 대부분 놀다시피 하는데,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연휴가 길어지면 이런 상권에선 손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쉬는 국군의 날' 경제효과…"내수 진작" vs "공장가동률 하락"

업계에서도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 효과' 전망은 엇갈린다.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대기업 중심 경제단체는 내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한 반면 상대적으로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서는 공장 가동률과 조업일수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침체된 내수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도 경제적 차원에선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통상 휴일에는 가계 소비가 증가하는 만큼 별도의 재정카드를 쓰지 않고 내수를 자극하는데 '빨간 날'만 한 게 없다는 판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대체 공휴일 확대의 경제적 파급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체 공휴일 하루 동안 2조4000억원의 소비지출액이 늘어나 총 4조8000억원의 생산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가가치유발액은 1조9000억원, 취업유발 인원은 4만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공휴일을 활용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의도했던 내수 진작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군의 날은 화요일로, 직장인들이 앞뒤로 연차를 붙여 쓰면 최장 '9일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장기간 연휴에 국제선만 붐비는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천소라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일시적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는데, 추세적으로 내수를 반전시키는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고,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수 활력 제고가 필요한 때 지역경제 활성화와 총수요 진작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이충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