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회·지자체·관계부처 등 협의체 구성해 대응 마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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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외국인 가사도우미) 서비스 개시를 일주일 앞둔 지금까지도 어렵게 도입한 제도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용 가정과 가사관리사 모두 윈윈(win win)하려면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는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오 시장이 정부에 제안하며 추진됐다. 이달 초 한국에 입국한 필리핀 출신 가사관리사 100명은 한 달간의 교육을 거쳐 다음 달부터 서울 시내 각 가정에서 아동 돌봄과 가사 서비스를 하게 된다.
그러나 높은 비용이 논란이 됐다. 현재 홍콩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비용은 월 최소 83만원, 싱가포르는 48만~71만원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국제노동(ILO) 협약에 따라 최저임금을 적용해 하루 8시간 전일제 근무 시 월 238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3인 가구 중위소득(471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 선정된 157가구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부유층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오 시장은 "이번 시범 사업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보통의 맞벌이 가정이 이용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합리적인 비용으로 양육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겠다는 것이 당초에 제가 제도 도입을 제안한 취지였는데 지금과 같은 비용이라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법무부에 사적 계약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별도 비자를 만들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E7 비자 대상 직종에 '가사사용인' 추가 등을 제안했지만 법무부는 지나치게 신중하고 소극적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졸업생, 외국인 근로자의 배우자 가사 사용 및 활동 확대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조만간 닥칠 돌봄 대란을 생각하면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초저출산, 초고령사회가 엄습한 상황에서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은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국민 대다수가 직면할 '돌봄 부담' 문제는 해결해야 할 필수적인 정책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을 단순히 법무부의 외국인 비자 허가나 고용노동부의 노동정책 문제로 각각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미래 어젠다로 정하고 수요자의 목소리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관계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종합적 논의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나경원·김선교·유상범 의원실에서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오 시장을 비롯해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강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김수민 (사)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연구위원, 김동섭 서울시 가족담당관, 김정탁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 등이 참석했다.
나 의원은 "필리핀 가사도우미에 (내국인과) 똑같은 최저임금이 적용돼 접근성이 매우 제한된다"며 "ILO(국제노동기구) 협약이 합리적 차별까지 금지하는지는 다시 한번 문제 제기를 해봐야 하는 만큼, 최저임금 적용·결정 기준에 비춰 이 부분에 대한 합리적 차별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통한 양육방식과 돌봄방식의 자유가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저출산 대책일 뿐만 아니라 노인·장애인 등 돌봄 우선순위에 있는 대상에 대한 대책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가 저출산 대책의 첫발이자 향후 외국인 정책으로 이어지는 획기적인 전환책이라며 우수한 돌봄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확보와 일정 기간 종사 후에는 영주권과 국적을 부여하는 등 외국인 이민정책과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