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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도쿄도지사 선거, 거물 女정치인 맞대결 확정…고이케, 12일 출마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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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6. 11. 11:38

지난달 말 출사표 던진 렌호 의원과 2파전 치를 듯
독자후보 없는 자민당, 고이케 뒤에서 그림자 지원
입헌민주, 他야당과의 연합 통해 여야 맞대결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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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실시되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와 입헌민주당 소속 렌호 의원, 두 여성 거물정치인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사진은 2016년 9월 도쿄도청에서 만난 고이케 도지사(오른쪽)와 렌호 의원(당시 민진당 대표)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아사히TV 뉴스화면 캡처
다음달 7일 실시될 예정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일본 정계를 대표하는 두 여성 거물정치인 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교도통신은 11일 정가 소식통을 인용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도쿄도의회 회기가 끝나는 12일 본회의에서 도지사 3연임을 위한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는 고이케 지사와 지난달 27일 먼저 출마선언을 한 제1야당 입헌민주당 소속 렌호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9선 의원 출신인 고이케 지사는 지난 2016년 마스조에 요이치 전 지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4년 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도쿄도지사가 되기 전 자민당 소속으로 환경장관 등을 역임했지만, 2012년 당 총재 선거 당시 아베 신조 총리의 반대편에 줄을 섰다 미운털이 박혀 탈당해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렌호 의원은 2004년 입헌민주당의 전신인 민진당의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4선 의원으로, 모델과 뉴스캐스터 등을 지낸 독특한 이력 덕분에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렌호 의원은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였지만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2016년 대만 국적을 포기하고 현재는 일본 국적만을 갖고 있다.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는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한 집권여당 자민당과 소속 의원이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친 제1야당 입헌민주당 간의 치열한 장외대결도 볼거리다. 표면적으로는 자당 소속 후보를 내지 못한 모양새지만, 두 당 모두 이번 선거를 차기 총선에서의 명운이 걸린 승부처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당초 친정인 자민당의 추천을 받아 선거에 임한다는 방침이었지만 4월 3개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5월 시즈오카 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이 잇따라 패배하자 생각을 바꿨다.

특히 맞대결 상대인 렌호 의원이 '반(反)자민·비(非)고이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도쿄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도 고이케 지사가 자민당 추천 없이 독자 행보를 검토하게 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자민당이 지난해 터진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도쿄도지사 선거를 굳어 야당이 원하는 '여야 대결' 구도로 치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자민당은 나홀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고이케 지사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그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도쿄도지부연합회(도쿄도련)은 지난 10일 임시총회를 열어 출마 의지를 굳힌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는 방침을 정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고이케 지사가 정당 추천 요청을 하지 않을 경우 '확인단체'를 통해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단체는 선거 기간 중 가두연설을 하거나 포스터 게시, 전단지 배포 등의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자민당 입장에서는 정당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고이케 지사와 연계돼 있는 듯 우회적으로 선거 지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렌호 의원이 소속된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철저하게 여야 맞대결 구도로 치른다는 구상이다. 비록 렌호 의원이 '반(反)자민·비(非)고이케'를 내세우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그를 적극 지원해 자체 후보 없이 고이케 지사 뒤에 숨은 자민당에 승리하고 그 기세를 차기 중의원 선거 때까지 이어가 정권교체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실제 선거구도도 입헌민주당이 원하는 여야 맞대결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현재 산케이 등 현지 언론들이 내놓는 분석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가 지원할 전망이다. 입헌민주당은 렌호 의원 지원을 위해 지난 4월 보궐선거와 5월 시즈오카 현지사 선거에서 함께 손잡고 승리를 이끌었던 공산당, 국민민주당 등 다른 야당과 또다시 선거연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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