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된 이유는 노동 규제의 경직성 때문이다. 특히 채용과 해고 규정이 까다로워서 노동비용이 높아 기업효율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노동항목은 근로시간, 채용, 해고 등 규제가 경직될수록 낮은 점수를 받는데 한국은 지속적으로 '낙제' 등급을 받았다. G7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노동시장 항목 점수는 57.2점으로 최하위권이다. 미국은 이 항목에서 78점, 이탈리아는 70.7점, 일본은 68.6점을 받았다.
강성 노조활동도 한국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은 강성 노조의 세력이 굳건하기 때문에 현장은 투쟁과 대결의 노사문화가 지배적이며 심지어 정치투쟁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전반적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역동적이지만, 규제 경직성이 아직 존재하며 강성노조가 기업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총평했다.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추세가 장기화되는 와중에 경제 활력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하고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노동개혁이 시급하다. 노동시장의 후진성은 저출산 초고령화와 함께 우리의 경제실력인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다.
경직된 노동 법규로는 급변하는 산업전환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선 이미 대법원이 제동을 건 바 있다. 정부와 노사는 근무방식을 지금보다 유연하게 허용하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IT업종으로 산업이 급격히 재편되는 와중에 경직된 노동규제와 문화로는 노사가 만족하는 인력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