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출마가 예정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관료, 전문가, 학계 출신으로 대거 물갈이해 국정쇄신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출범 1년 반 만에 이 정도의 탈(脫)정치 내각을 구성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등으로 어수선한 내각을 안정시키면서 내년 총선도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공표해 온 능력 중심 인사를 발탁해 국정쇄신을 꾀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날 내정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같은 날 임명장을 받은 이관섭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은 모두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경제컨트롤타워가 해당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직업 공무원으로 채워짐에 따라 저성장 고물가 가계부채 등 산적한 경제현안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자칫 대통령이 관료주의에 휘둘릴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공무원 특유의 안정 우선주의가 자칫 보신주의로 흐를 경우 과감한 개혁은 물 건너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이번 주에 한 차례 더 개각명단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이 추가 개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후속 개각에서도 무엇보다 국정쇄신을 위한 능력 위주의 발탁인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