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빅터스 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男 실내조정서 금·은·동 싹쓸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13010007493

글자크기

닫기

뒤셀도르프(독일) 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이석종 국방전문 기자

승인 : 2023. 09. 13. 11:00

최승민 선수 1분 경기서 깜짝 금메달
이주은 선수 1, 4분 경기서 은·동메달
실내 조정 남자 1분 최승민 선수2
12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르 슈피엘 아레나에서 열린 '인빅터스 게임 2023' 실내조정 남자(IR2) 1분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대표팀 최승민 선수가 경기를 치르고 있다. /뒤셀도르프(독일)=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
세계 상이군인들의 축제 '2023 독일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선수단이 대회 나흘째인 12일(현지시간) 실내 조정에서 금·은·동메달을 각각 하나씩 추가했다. 전날(11일) 여자 육상 100m에서 은메달 1개를 딴 한국은 이로써 모두 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오후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르 슈피엘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실내 조정(IR2) 1분 경기에 출전한 최승민(49) 선수는 이동 거리 258m를 기록해 231m에 그친 우크라이나의 몰던 이반을 27m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실내 조정은 에르고미터라는 실내 조정 기구를 이용해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거리를 갔는지 측정하는 종목이다.

경기전까지 최 선수의 금메달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본인도 처음엔 '환호하는 우리 선수단이 장난하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였다.

최 선수는 "제대로 실내 조정을 탄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주종목인 핸드 사이클 훈련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1명 당 2∼3개 종목에 중복 출전하는 인빅터스 게임 특성상 실내 조정 보다는 핸드 사이클에 전념해 왔다는 게 최 선수의 설명이다. 이어 최 선수는 "전국체전에서도 핸드 사이클에 세 번 정도 참가했지만 모두 꼴지를 기록했다"며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쓸 수 있는 근육의 한계가 있는 것 같아 다음 기회가 되면 역도를 한 번 해볼까 한다"고 덧붙였다.
실내 조정 남자 1분 최승민 선수5
2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르 슈피엘 아레나에서 열린 '인빅터스 게임 2023' 실내조정 남자(IR2) 1분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대표팀 최승민 선수가 경기를 마친 후 동료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뒤셀도르프(독일)=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
최 선수는 현재 경기 안양시에서 장애인인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운동 선수와는 거리가 먼 직업이다. 최 선수는 "사고 후 1996년에 상병으로 전역하고 7년간 재활에 매달렸다"며 "20대 청년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군대를 가는 구조에서 나처럼 좌절하는 사고를 겪고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졌나'라고 계속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걸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는 게 그의 말이다.

최 선수는 "장애냐, 아니냐를 떠나 체육을 통해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게 돼 가장 기쁘다"며 금메달을 딴 소감을 밝혔다.

실내 조정 남자 4분 이주은 선수4
12일(현지시간) 오전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르 슈피엘 아레나에서 열린 '인빅터스 게임 2023' 실내조정 남자(IR5) 4분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대표팀 이주은 선수가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펼쳐들며 기뻐하고 있다. /뒤셀도르프(독일)=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
전날 역도 경기에 출전했던 이주은(30) 선수는 이날 남자 실내 조정(IR5) 4분 경기에서 1231m로 은메달, 1분 경기에서 동메달을 각각 하나씩 따냈다. 2019년 8월 29일 해병대 중위로 경기 김포시에서 근무하던 그는 쉬는 날 예초기로 갈대 제거 작업을 하다가 지뢰 폭팔로 왼발을 잃었다. 사고 후 2015년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사건 부상 장병인 하재헌 예비역 육군 중사를 만났다는 이 선수는 하 중사의 소개로 2021년 조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에도 군 생활을 계속했다"며 "그러나 장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다 군인의 꿈을 접고 다친 군인을 돕는 일이 내 뜻과 더 맞는 것 같아 지난해 2월 전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서울시 청년 부상 제대군인 원스톱상담창구에서 운영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21년 6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부상당한 상이군인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결과,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사고 전에는 솔직히 상이군인의 사정을 잘 몰랐다"며 "요즘엔 상이군인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관련한 사단법인을 만드는 등 이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이석종 국방전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