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최승노 칼럼] 내 집 마련과 처분에 따른 세금부담 줄여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817001515068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08. 17. 17:00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내 집 마련은 누구나 꿈꾸고 실천해 나가는 삶의 한 부분이다. 여기에 세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것은 국민을 못살게 구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서 집을 마련하고 처분하는 데 드는 세금 비용이 과도하여 국민 생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제는 부동산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할 때다.

거주는 삶의 기본이라 살아가는 동안 집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안정된 삶의 바탕이 되고 노후를 편안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임대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부의 임대는 국민의 세금을 통한 보조를 받는 것이라 개인이라면 스스로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마련이다. 노후의 생활 자금까지 고려한다면 내 집 한 채를 유지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일이다.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사회와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 집을 마련하도록 장려하고 쉽게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방향이다. 젊어서 자기 집을 마련하고 평생 집을 보유하도록 세금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기존의 부동산 세금 제도는 집을 사지 못하게 막고, 바꾸지도 처분도 못 하게 막는 비현실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택 구입에 따른 취등록세, 집을 처분하고 새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집을 구입할 때 내는 세금이 취등록세이다. 그 세율이 워낙 높아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한다. 과도한 취등록세는 세금 징수액에 비해 사회적 해악이 큰 세금이다.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집을 사지 못하게 방해한다. 개인이 자신의 재산을 갖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재산증식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 국민의 삶을 가난하게 만들고, 사회적으로도 집 없는 가구의 비중을 높여 정부 의존적 삶을 살도록 만든다. 

취등록세는 서류 등기 서비스에 따른 비용 정도가 적당하다. 현재는 구입가에 비례해 상당 액수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고율의 세금이기도 하지만, 누진율 최고한계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다. 취등록세에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까지 주렁주렁 따라붙는다. 거래세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세계의 표준이지만 우리나라의 거래세는 계속 늘어만 왔다.


정치인들이 취등록세 부담을 높여온 것은 잘못이다. 취등록세 부담을 늘려 집 구입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정책으로 채택되었고, 정치인들이 세금 늘리기를 법으로 강제하였다.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여 집 구입을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과 지방세라서 낮추기 어렵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도 과거에는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거래세 부담을 낮추는 것에 동의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금만 올리자는 잘못된 논리에 빠져있는 것이다. 다른 이들이 부동산을 구입하고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 것이라 이를 부동산 정책으로 반영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해로운 결과만 나온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삶이 어떻게 망가지든 관심도 없고, 그저 남들이 집을 못 사게 막고 세금을 더 걷자는 식의 정책은 이제 폐기되어야 한다.


어느 곳에서 살지, 어떤 집에서 거주할 지는 그때그때 생활형편에 따른다. 자주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도 있고, 일평생 한 집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자기 집을 임대하고 여기저기 전세로 옮겨 다니며 살 수도 있다. 어느 집에서 어떻게 살든 이를 차별하거나 특별히 벌주는 식의 세금은 잘못이다. 거주하는 사람은 거주에 따른 세금을 내고, 보유자는 보유에 따른 세금을 내는 것이 합리적이다. 어느 한 편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거주의 자유를 제한한다. 보유하는 주택을 바꾸거나 거주를 옮기는 사람에게 특별히 더 세금 부담을 부과하여 불이익을 줄 이유가 없다. 규제의 실익이 없이 이주를 제한하여 사회적 폐해만 크기 때문이다.


집을 팔 때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양도 차익이 있어야 내는 세금이라고 말하지만, 집을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이 크다. 내 집을 마련하고 평생 그 집만을 보유하는 일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집을 팔아야 다른 집을 살 수 있다. 그런데 양도세를 부과하게 되면, 집을 팔아서 다른 집을 사기가 어렵다. 세금 액수만큼 구입할 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집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 비해 집을 바꾸려는 사람에게 피해가 크다. 매매를 어렵게 만들고, 이는 집을 사고파는 매매의 자유를 제한한다.


집을 바꾸는 사람에게 양도세를 유예해 주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매도하고 상당기간 내에 다른 주택을 매입하였을 경우, 양도세를 유예해 주고 있다. 이는 국민이 주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내 집을 소유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양도세 유예 방식은 자유민주국가라면 당연히 채택해야 하는 세금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방식을 10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20년 또는 30년 이상 보유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이를 차별할 이유가 없다. 주택의 장기보유를 유도하고자 한다면 공제기간 한도를 없애야 할 것이다.


잘못된 세금제도는 고쳐야 한다. 집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멀쩡한 집을 없애고 정부의 임대주택을 이용하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재산을 정부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재산을 써버리고, 없애는 것은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부담만 늘린다.


내 집을 갖고 사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집을 갖도록 장려하고 평생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올바른 부동산 세금정책의 방향이다. 취등록세는 행정 서류 서비스 비용 수준으로 낮추고, 양도세는 다른 주택을 구입할 경우 유예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