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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핵무기 대결·사고 망령”...유엔 “운으로 핵분쟁 막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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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8. 02. 05:44

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 7년만 유엔서 개막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핵 대결·사고 망령 다시 고개"
유엔 사무총장 "운 좋지만 핵 분쟁 막지 못해"
미 국무 "북한 7차 핵실험 준비...러, 핵 위협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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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7년 만에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러시아·북한·이란의 핵에 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쏟아졌다.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핵 위기가 심각하다며 핵무기 대결·사고의 망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NPT 평가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고, 이란은 핵 프로그램 통제를 위한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위한 협상 수용을 원하지 않거나 할 수 없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무모하고, 위험한 핵무기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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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블링컨 미 국무장관, 북한 7차 핵실험 준비...러시아, 핵 위협 지속 비판
블링컨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명령 TV 연설에서 "누구든지 우리에 개입하려고 하고, 더 나아가 우리 국가와 국민을 위협을 가하려는 사람은 러시아의 대응이 즉각적이며 당신의 역사상 결코 경험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러시아가 여러 최첨단 무기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진 가장 강력한 핵보유국 중 하나라고 협박한 것을 인용했다.

미국과 영국·프랑스·북아일랜드는 이날 평가회의에 앞서 공동 장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계속된 진전이 우리 공동의 안보에 점점 더 큰 위협을 제기한다는 점에 추가로 주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명은 러시아에 대해 무책임하고 위험한 핵 언사와 행동을 중단하고, 국제적 약속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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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기시다 일본 총리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 발효 정상급 회의 9월 주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피폭 국가인 일본이 군축·비확산 체제의 초석인 NPT의 수호자로서 나서겠다며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 조기 발효를 위해 9월 첫 정상급 회의를 주최하고, 각국 지도자들이 핵 군축을 논의하는 국제현인회의를 11월 23일 히로시마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는 △핵무기 불(不)사용 지속 △핵전력의 투명성 향상 △핵무기 수 삭감 경향 유지 △핵무기 비확산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각국 지도자의 피폭지 방문 및 피폭의 실상 공유행동 등 5가기 방침을 담은 '히로시마(廣島) 실행 계획'을 제시하고, 일본이 유엔에 1000만달러를 출연해 '유스(youth·청년) 비핵 지도자 기금'을 조성, 전 세계 젊은이들을 일본으로 초청해 피폭의 실상을 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거론하고서 "일본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영어로 연설했으며 일본 총리가 NPT 재검토회의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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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유엔 사무총장 "중동·한반도·우크라 전쟁 등 핵 위기 심각...이상할 정도로 운 좋지만 핵 분쟁 막을 수 없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가 냉전 최고조 때 이후 볼 수 없었던 핵 위기 시기, 중동과 한반도에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다른 요인들에 이르기까지 핵 위기가 훨씬 심해지고 있는 시기에 개최됐다며 전 세계 무기고에 거의 1만3000개의 핵무기가 보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이상할 정도로 운이 좋았다"면서 "운은 전략이 될 수 없고, 핵 분쟁을 향해 끓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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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병사가 5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의 원자력 발전소 앞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핵 대결·사고 망령 다시 고개...북, 핵무기 역량 계속 확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잠재적인 핵 대결 또는 사고라는 망령이 다시 고개를 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러시아군이 점령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패로 삼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상황이 날이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IAEA 전문가팀이 이 발전소를 방문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반도의 상황 역시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며 "지난 13년간 IAEA는 북한에 들어가지 못했고, 그사이 북한은 핵무기 역량을 계속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NPT는 1969년 체결됐으며 5년마다 열리는 평가회의는 당초 2020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문에 연기돼 이날 개막해 26일까지 계속된다.

현재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다. 이스라엘과 인도·파키스탄, 그리고 북한도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공식 핵 보유국은 아니다. 이란도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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