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대표 "국민, 변화에 투표"...23일 총리 취임
이탈리아계...호주 최초 非 앵글로-켈틱계 총리
안보 정책 유지 속 기후변화·친노동 등 국내 정책 차별화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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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공영방송 ABC는 22일 오전 8시 기준 하원 전체 의석 151석 가운데 노동당이 72석, 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이 50석, 무소속이 15석을 각각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은 단독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무소속 의원들과 협력해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는 “오늘 밤 호주 국민은 변화에 투표했다”며 “이번 승리를 겸허하고 생각하고, 제31대 호주 총리로 재임할 수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2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예정된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對)중국 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23일 오전 총리 취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고, 자유·국민연합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TV 연설에서 “야당 지도자인 알바니즈 대표와 통화해 선거 승리를 축하해줬다”며 새 정부의 성공을 바라며 알바니즈 대표가 총리로 취임할 수 있는 것을 열어 알바니즈 대표가 새 총리로서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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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즈 대표는 자신의 이야기가 미래 세대 호주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ABC는 전했다.
그는 “나는 어머니는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꿈꿨고, 내 인생 여정이 호주인들에게 별을 따도록 영감을 주길 바란다”며 “나는 호주가 어디에서 살든, 누구를 숭배하고 사랑하든, 성(姓)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인생 여정에 제한을 두지 않는 나라로 계속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9세인 알바니즈 대표는 시드니 출신으로 1996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2007년 노동당 정부에서 교통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13년엔 3개월 동안 부총리를 지냈고, 2019년 노동당의 대표가 됐다.
노동당이 50년 전 중국과의 국교 수립을 단행했고, 경제 측면에서도 연계를 강화해왔기 때문에 이번 정권 교체로 호주의 중국 정책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다만 알바니즈 대표는 호주 국민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을 의식해 노동당의 중국 유화 이미지를 불식하려고 했고, 안전보장 정책에서는 모리슨 정부의 기본 노선을 계승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알바니즈 새 정부도 쿼드뿐 아니라 모리슨 정부가 미국·영국과 창설한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등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성격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정치에서는 적극적인 기후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최저 임금 인상 등 친노동 정책을 시행하면서 모리슨 정부와 차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