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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은륜(銀輪)에 몸을 싣고 떠나는 낭만여행 ‘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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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기자

승인 : 2021. 12. 01. 15:35

통복천-안성천-평택강 약 50km
[회전]기타1
제공=평택시
일제강점기 ‘동양의 자전차왕’ 혹은 ‘자전거 대왕’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엄복동이 처음 자전거를 배운 곳이 평택이다. 엄복동은 당시 평택 통복리에 있는 자전거 점포 일미상회의 점원으로 일하면서 자전거 실력을 닦았다. 이후 수많은 자전거대회에서 일본 최고의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어둡던 시절 우리 민족에 희망을 선물했다. 엄복동의 숨결이 묻어 있는 평택이 국내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평택 자전거 길은 각자의 체력에 맞게 코스를 정할 수 있다. 특히 은륜(銀輪)에 몸을 싣고 하천과 강을 낀 자전거 길을 달리면 맞부닺히는 선선한 바람이 기분을 좋게 한다. 통복천-안성천-평택강(약 50㎞)으로 이어지는 평택의 자전거 길을 소개한다.

◇통복천에서 안성천 남단으로
통복천의 자전거 도로는 하천 북측으로 조성돼 있다. 하천변으로 드나들 때를 제외하면 자전거 길이 평지로만 이뤄져 있어 부담 없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시원하게 흐르는 하천과 오래된 나무와 야생화들은 답답했던 마음을 뚫어준다. 자전거가 없다면 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동삭로 174에 자리 잡은 ‘두 바퀴의 행복 1호점’에서는 시민 누구에게나 자전거를 빌려 주고 있다. 단, 월요일은 휴무다.
통복천의 자전거 길은 신대레포츠공원에 다다라서 마무리 되고 신대레포츠공원 앞 나무로 만든 다리는 안성천 자전거 길과 연결된다. 다리를 건너면 호젓한 길이 펼쳐진다. 평택역 인근 군문교를 건너면 안성천 남단 자전거 길을 이용할 수 있다. 혹시 군문교를 지날 때가 해질녘이라면 노을 감상을 추천한다. 동요 ‘노을’이 탄생한 곳이다.

◇ 이제 속도를 내보자
군문교를 건너 안성천 남단부터는 길도 넓어지고 산책하는 사람도 적어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다. 높이 솟은 억새 사이에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아 보자.
군문교에서 내리문화공원까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가면서 나타나는 구간이 있다. 가파르거나 길이가 긴 오르막·내리막은 아니지만, 힘이 적잖이 필요하다. 내리문화공원에 다다를 즈음에 길 양옆으로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아직은 묘목이라 나무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나란히 세워져 있는 나무들이 퍽 멋스럽다.
평택강
제공= 평택시
◇시민들의 휴식처 내리문화공원과 평택강
내리문화공원까지 왔다면 잠시 쉬어가는 것을 권장한다. 드넓게 조성된 공원에는 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한 휴식처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산책이나 소풍으로 공원을 찾는 이들도 많으니 이곳에서는 자전거 운행을 조심하자.
내리문화공원에서 바로 보이는 하천은 ‘평택강’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여전히 안성천이지만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수변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15일부터 진위천 합류 지점부터 평택호까지를 평택강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내리문화공원을 지나가면서부터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오른쪽에서 평택강이 흐르고, 왼쪽에는 미군부대가 자리한다. 국제대교에 다다르기까지 한참을 가야 하는 길이지만 색다른 풍경에 지루할 틈이 없다. 평택강 남단의 자전거길은 국제대교로 이어진다. 국제대교를 타기 위해서는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한다. 오르기는 힘들지만 국제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평택강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 아직 평택호까지는 연결이 안 돼 있어요
국제대교에서 평택강 북단으로 내려오면 다시 넓은 자전거 길이 펼쳐진다. 서쪽방향으로도 조금 더 갈 수는 있지만 평택호까지는 자전거 길이 연결돼 있지 않다. 향후 평택호관광단지까지 자전거 도로가 연결된다고 하니 그때를 기약하고 다시 동쪽으로 페달을 밟는다.
평택강 북단에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음식점이나 카페 등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돌아갈 길이 멀다면 이 근방의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허기를 채우고, 휴
식을 통해 기력을 보충하자.
15. 오늘의 마무리 팽성대교
제공= 평택시
◇두 바퀴의 행복 2호점과 팽성대교
오성면 당거리 501의99에는 신문증만 있으면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두 바퀴의 행복 2호점이 자리한다. 성인, 어린이, 2인용 자전거와 안전헬멧 등이 비치돼 있다. 평택강의 풍경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 사람들이 주말이 되면 이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 월요일에 휴무다.
오성면 자전거 도로를 지나다 보면 계절에 따라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노랗게 익은 들판과 만발한 코스모스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탄 탓에 힘들고 지칠 법도 하지만 계절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에 다시 기운을 얻는다. 평택강 남단의 자전거 도로는 팽성대교에서 끝난다.


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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