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초조한 중국공산당 “바이든 대중정책 신트럼프주의, 트럼프보다 위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722010012802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7. 23. 07:30

중국 관영매체 "바이든 대중정책 신트럼프주의, 트럼프보다 위험"
바이든, 대중 국제포위망 형성...트럼프보다 전방위적 중국 압박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진핑 시대 총평의 장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對)중국 정책은 신(新)트럼프주의’, ‘트럼프주의보다 더 위험하다’. 지난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의 오피니언 ‘바이든의 새 병에는 트럼프의 오래된 와인만 들어 있다’의 요지다.

차이나데일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났으나 전임 트럼프 행정부처럼 낡은 미국의 ‘결전 공격명령(above and beyond·1952년 미국 전쟁영화)’ 정책을 추구한다고 비판했다.

“결과에 개의치 않고 모든 국가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자보다 “더 위험하다”고 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미국민에게 투약하는 아편에 불과한 신트럼프주의”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 신문의 주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8차례나 만난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초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만성적인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전쟁을 시작했고,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탄압과 홍콩 민주주의 위기 등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처럼 동맹국 결집에까지 나서진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미국 안전보장에 대한 세계 유일의 포괄적 위협이라며 미·중 관계를 ‘민주주의 대(對) 전체주의의 대결’로 규정, 동맹들과 국제적인 대중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중국 부상을 견제하는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지난 3월 화상으로 개최했다. 9월말 백악관에서의 첫 대면 회의도 추진 중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중국 위협론’이 명시되도록 주도했고, 한·미 및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 문제를 사실상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또한 미국의 제조업 회생 및 고용 창출을 위해 정부 조달에서 미국 제품을 우선시하는 ‘바이 아메리칸’법 운용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기원에 관한 미 정보당국의 조사도 지시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연합(EU)·영국·호주·캐나다 등과 함께 2022년 2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에 맞춘 정부 고위관계자 파견 문제 등과 관련해 공동보조를 맞추려 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6월 베이징올림픽에 행정부 관계자가 출석하는 데 연방 예산 지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외교적 보이콧’을 각국에 촉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강력하게, 조직적 전방위적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 중인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 관계자의 베이징올림픽 불참은 미·중 대결의 상징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마침 베이징올림픽 폐막식 다음날인 내년 2월 21일은 50년 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초대 국가주석이 회담한 날이다. 반세기 전 탈냉전을 향한 역사적 행보가 새로운 냉전의 긴장과 불안 속에 회상되는 것은 기막힌 역설이다.

역사학 정치학 용어, 기존 강대국과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의 충돌을 말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자주 거론된다. 미·중 대결은 그것의 전형적 사례인 동시에 특이한 면도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봉쇄 요청에 전 세계 자유진영이 동참하는 추세다. 단순 패권전쟁을 넘어 ‘신냉전’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시진핑 시대’ 중국의 전체주의적 패권 추구 움직임에 세계의 우려가 깊어졌음을 뜻한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 ‘2018년 개혁개방 40주년, 2019년 신중국 수립 70주년, 2020년 총체적 샤오캉(小康·기본 의식주 해결)사회 건설, 2021년 중국공산당 100주년, 2035년 기본적 사회주의 현대화의 실현, 2050년 총체적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전체주의식 통치를 강화해왔다. ‘중국몽’의 함의가 뚜렷해졌다.

중국 각지에 내걸린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不忘初心,牢記使命)’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등의 구호는 북한 김씨 왕조를 연상시킨다. 언론종사자에게 강요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학습강국(學習强國·시 주석에게 배워 나라를 강하게 하자)’, 홍콩 국가안전법 시행과 이에 따른 반(反)중국공산당 매체 빈과일보 폐간은 ‘시진핑 독재’의 강행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시진핑 시대의 총체적 평가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드러날 것이다. 전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인 14년 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 때와 비교되면서다. 2008년 올림픽에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 등 국가정상 80여명이 참석했었다.

중국 고전문명의 풍성함 화려함을 압축한 개막식도 화제를 모았다. 반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패권 호소국’의 고립을 온 세계에 증명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근대사를 ‘굴욕’으로만 해석하면 현재·미래는 ‘설욕’의 과정일 뿐이다. 그럴수록 최고의 설욕인 ‘존경받는 나라’의 위상과 멀어지는 것 또한 고금의 역사가 말하는 진리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