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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정부, 대통령 모독죄 형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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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승인 : 2021. 06. 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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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소나 라올리 법무인권부 장관이 2021년 5월 17일 법무인권부에서 코로나 확산예방을 위한 외국인 입국자 통제강화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 홈페이지 갭쳐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 가운데 대통령 모욕을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법령 도입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고 15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를 두고 식민시 시대에나 있을 만한 법이라며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19년 나왔던 형사법 개정안이 독소조항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격렬한 시위에 막혀 일단 심의가 보류되었다가 지난주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협의를 재개했다. 이 개정안은 대통령 모욕죄의 최고 형량을 3년 6개월 징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산시킬 경우 최고 4년 6개월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문회에서 야소나 라올리(Yasonna Laoly) 법무인권부 장관은 해당 법령이 공지된 11개 도시에서 대중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확보했다고 말하면서 대통령 모욕죄 조항이 없을 경우 인도네시아는 방종한 사회가 될 것이란 개인 의견도 피력했다. 국회의원들 간에서는 민주주의 전통이 오래된 나라들 중에서도 왕실모독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견과 대통령 모욕죄가 반대의견을 침묵시키고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릴 것이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현행 정보통신거래법(ITE)만으로도 얼마든지 정부 비판자들을 감옥에 보내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민주주의 지표 상 인도네시아는 167개국 중 64위에 올랐다. 10점 만점에 6.48점으로 ‘결함을 가진 민주주의’ 범주에 속한다.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정보통신거래법 위반으로 15명의 활동가와 4명의 저널리스트를 포함해 최소 157명이 체포되었고 그 중 57명은 가짜뉴스 배포, 대통령 모욕, 정부 모욕 등의 혐의였다. 이는 지난 6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2006년 형사법상 대통령 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폭넓은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위헌이라 판시한 바 있다. 이 조항은 식민지 시대에 네덜란드 왕실에 대한 불평을 단속할 목적으로 쓰이다가 독립 후에도 법개정을 통해 대통령의 방패막이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2020년의 인도네시아는 이 법을 다시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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