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9월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인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2억7,000만명 중 56.1%인 약 1억 1,5160만명이 자바섬에 사는 반면 그보다 네 배 큰 면적의 깔리만탄에 6.15%만이 살고 있어 크게 대비된다. 압도적으로 발전한 자바섬이 다른 섬 노동력을 자석처럼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인구 집중도는 지역별 국내총생산(GDP) 순위에 비례한다. 올해 1분기 국내 GDP의 58.7%가 자바섬에서 발생했고 수마트라, 깔리만탄, 술라웨시, 발리, 누사떵가라, 말루꾸, 파푸아 순이었는데 지역별 인구집중도도 GDP 순위대로다.
1971년부터 1990년 사이 인구분포 개선을 위해 정부가 주도한 도서 간 강제 이주 프로그램의 결과 자바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 줄었고 수마트라와 깔리만탄의 인구 비율이 그만큼 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경제적 요소에 따른 자발적 이주로 상격이 바뀌면서 인구분포 개선은 크게 둔화되었다. 1905년부터 2010년 사이 100년이 좀 넘는 기간을 보아도 도서 간 이동인구는 790만명에 그쳤는데 이는 이주지에서도 이전보다 나은 삶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트랜스파푸아 같은 주요 간선도로 및 깔리만탄, 술라웨시 수마트라의 외곽도로 등 자바 이외 도서에서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구분포 불균형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유입이주자 비율이 50%로 가장 높은 곳은 리아우 제도이고 그 다음이 북부 깔리만탄인데, 싱가포르가 바다 건너 보이는 라아우 제도에는 바탐(Batam) 자유경제지역이 있고 북부 깔리만탄은 원유와 가스가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경제적 기회와 발전 정도가 강력한 인구유입요인이라는 반증이다. 따라서 동부 깔리만탄에 건설될 인도네시아 신수도도 현지에 경제발전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단지 행정부처 이전에만 그칠 경우 인구유입은 단기적 현상이 되고 인구분포 개선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인도네시아가 1950년대에 겪었던 수마트라 PRRI 반란, 술라웨시 뻐르메스타 반란은 모두 자바인 중심으로 구성된 수카르노-하타의 중앙정부가 다른 섬에서 걷어들인 세금으로 자바섬의 경제역량과 사회간접자본만을 중점적으로 개발해 이에 대한 불만으로 벌어진 사건들이었다. 당시 반란들이 모두 정부군 승리로 끝나면서 자바섬에 집중된 경제역량은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균형적 지역개발과 경제발전, 인구분포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