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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으로 입대해 남자가 된 전 여자배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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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승인 : 2021. 03. 21. 10:39

온라인 판결 후 육군사령관과 포옹하는 아쁘릴리오 이등하사
2021년 3월 19일 성별변견에 대한 온라인 판결이 나온 후 안디카 뻐르까사 육군사령관과 포옹하는 아쁘릴리오 뻐르까사 망아낭 이등하사 / 출처: KompasTV 뉴스 캡쳐
인도네시아에서 여성으로 살며 여군에 입대했던 남성이 본래 성별을 되찾아 화제에 올랐다.

CNN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여군 소속이었던 아쁘릴리아 망아낭(Aprilia Manganang) 이등하사는 19일(현지시간) 북술라웨시 똔다노 지방법원이 성명변경 청원을 수락함에 따라 정식으로 아쁘릴리오 뻐르까사 망아낭(Aprilio Perkasa Manganang)이라는 남자이름을 갖게 되었다.

생식기 기형인 요도하열을 가지고 태어난 그는 출생 당시 잘못된 성별판정으로 28년 동안 여자로 살며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이후 프로 여자배구 리그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그는 2017년 여군으로 입대한 후 배구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직업군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다 지난 2월 가똣 수브로토 육군병원에서 진행된 신체검사 결과 그에게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나왔고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체내 기관도 없는 것이 확인됐다. 이를 알게 된 안디카 뻐르까사 육군사령관이 직접 개입해 육군본부 장성들을 배석시킨 기자회견을 통해 아쁘릴리아의 상황을 설명하며 변호했고 당사자에게도 기형교정수술과 성별전환을 직접 제안했다. 그의 도움으로 오래 걸릴 수도 있었던 모든 절차가 병원 진단 후 한달 남짓 사이에 신속히 완료되었다.
“청원인의 청원을 모두 허락합니다. 청원인 아쁘릴리아 산티니 망아낭의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별변경을 확정합니다.” 똔다노 지방법원의 노파 라우라(Nova Laura) 판사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진 판결문 낭독을 통해 성별과 성명변경 청원을 수락하자 아쁘릴리오는 감격에 겨웠다. “제가 평생 기다려 왔던 이 순간이 제 미래의 첫 걸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는 앞으로 어디에서 일하게 되든 인도네시아 육군의 자랑스러운 병사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맹세했다.

성별 재검을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가난한 환경 속에서 코트를 주름잡는 유명 여자배구선수로 성장했던 아쁘릴리아는 이제 공식적으로 늠름한 남성, 아쁘릴리오 이등하사로 거듭났다. 그의 새 이름에 들어간 중간이름 ‘뻐르까사’(Perkasa)엔 자신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안디카 뻐르까사 육군사령관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담겼다.

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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