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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원 구성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받아내지 못한 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모두 넘겨줬다. 이에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주요 증인·참고인을 채택하지 못해 ‘맹탕 국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야당은 정기국회에서도 무기력했다. 보이콧과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는 무의미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외투쟁은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최후의 수단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조차 ‘180석’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반면 여당은 ‘독주’했다. ‘날치기’, ‘정의당 뒤통수’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미래 개혁법안’이라며 모두 통과시켰다.
여당이 ‘입법 독주’를 할수록 국민 여론은 차가워졌고 급기야 지지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야당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비판도 적지 않다. 주요 현안에 대해 여당과의 소모전에만 몰두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여당의 정책에 무조건 ‘노(No)’만 외치는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그동안 민주당이 검찰을 향해 해왔다. 야당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2020년처럼 ‘독주’ 행보를 한다면, 그토록 여당이 비판했던 ‘부패한 검찰의 길’을 답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이제 겨우 반년이 됐고, 앞으로 3년 반이 남았다. 2021년부터는 여야 모두 국민과 민생을 먼저 챙기고 협치를 통해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