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터키에는 코로나 예방에 좋은 음식들이 있다는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01130010018658

글자크기

닫기

정근애 이스탄불 통신원

승인 : 2020. 11. 30. 11:53

과거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유서 깊은 도시이자 터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부르사. 2020년, 부르사 하르만즉 지역의 작은 마을 이스하클라르가 통째로 격리됐다. 마을 주민의 절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비드-19)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다. 거주민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하지만 노령층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마을에서는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현재 모두가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 다름 아닌 ‘건강한 음식’이었다고 말한다.

터키에서는 코비드-19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식단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스탄불 통계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식단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람들이 2020년 3월 60.4%에서 11월 91.8%로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전부터 이미 건강한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으로 세계 3대 미식국가 중 하나로 손꼽혔던 터키. 코로나-19 대유행을 맞은 현재 터키에서는 어떤 먹거리가 주목을 받고 있을까?
베이란
터키 가지안테프 지역의 향토 음식, 베이란/사진=이스탄불 정근애 통신원
터키의 육개장, 베이란(Beyran)

베이란은 터키 가지안테프 지역의 향토 음식이다. 양의 목과 허벅지 부위를 13시간 이상 푹 끓여 잘게 썬 후 양고기를 삶은 육수를 붓고 마늘, 쌀 등을 더해 만드는 수프다. 마늘 소스와 고춧가루를 추가해 칼칼하게 먹기 때문에 우리나라 육개장과 흡사한 맛이 난다.

베이란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천연 항생제라 불리는 마늘과 고추가 듬뿍 들어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마늘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고 면역력을 기르는 데에 도움을 주는 마늘이 들어간 베이란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여전히 많은 터키인들이 찾고 있는 메뉴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 케일(Kara Lahana)

터키 북부 흑해 지방의 종굴다크에서는 때 아닌 케일 요리가 인기다. 터키어로 ‘만자르 예메이(Mancar Yemegi)’라고 불리는 이 요리는 중굴다크의 특산품인 검은 양배추를 잘게 썰어 끓는 물에 끓인 후 밀, 고추, 양파, 터키 전통 토마토 장 살차(Salca)와 함께 약한 불에 뭉근히 익혀 만든다.

케일은 터키에서 많이 소비되는 식재료 중 하나다. 케일은 비타민 C와 비타민 A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디톡스 식단 재료로도 애용된다. 터키에서는 케일로 수프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과학자들이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면서, 하베르투르크 등 현지 언론은 물론 터키 소셜미디어 내에서도 ‘코로나 킬러 만자르(Korona katili mancar)’ 해시태그로 케일에 새삼 이목을 집중시켰다.

백리향 오일(Kekik Yagı), 코로나 사태로 판매 급증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이후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 지역 농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한 식재료도 있다. 바로 백리향 오일이다. 안탈리아 악세키 지역 농민들은 해발 2,000m 지역에서 수확한 백리향을 가마솥에서 4~5시간 끓여 오일을 추출해 판매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백리향 오일이 주요 수입원이 되었다고 한다. 백리향 오일을 사러 이스탄불, 앙카라 등 멀리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이렇게 만든 백리향 오일은 고기 요리를 할 때 첨가할 수 있다.

백리향은 강력한 항산화 식품 중 하나이며 오랫동안 약초로 사용되어 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백리향 오일을 해독제나 진통제로 사용했고, 유럽에서 페스트가 유행할 때에도 백리향 오일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 각종 연구를 통해 백리향이 체내 세포 보호 시스템을 개선해준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특정 음식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이라고 해서 코로나-19 예방에 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이 오히려 면역력을 높이는 다양한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터키인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예방 수칙을 지키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으로 개인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가장 좋은 코로나-19 예방법이라 하겠다.
정근애 이스탄불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