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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은 뜨거운 감자였다.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기치로 내걸고, 탈원전·탈석탄·재생에너지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여기에 반대세력은 우리나라의 불리한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과 에너지안보 위협, 탄소 중립 달성 가능성 등을 내세워 맞서왔다.
정부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신규 원전 백지화 등 탈원전 정책 추진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과제와 에너지전환 로드맵 등을 근거로 정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 수립 및 이행 과정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월성 1호기 감사원 감사 논란이 대표적이며, 몇 년째 답보상태에 놓인 신한울 3·4호기 문제도 정책 이행이 매끄럽지 않음을 방증한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를 백지화 원전 명단에 올렸으나, 청와대·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 등 그 어디도 책임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로 홍역을 앓은 만큼 총대를 멜 누군가가 나타날 가능성도 낮다.
시간을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탈원전 정책의 추진동력인 에너지전환 로드맵의 근거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다.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하고 원전은 감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재개여부만 논의해야 하는 공론화위원회가 원전 감축 정책을 제시해 월권 논란이 일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이다.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정권 초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묘수였을지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악수로 변하고 있다. 덮어두고 넘어가기엔 갈등요인이 너무나 많다. 정부가 ‘월성 1호기 파고’를 넘어 신한울 3·4호기 백지화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국민의 현명한 답을 구하는 게 옳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