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134차 IOC 총회에서 IOC 위원에 선출됐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됐기 때문에 대한체육회장직을 연임할 경우에 2025년까지 자격을 유지한다. 다만, 대한체육회 정관 24조는 현직 회장의 재선 출마 시 선거 90일 전 사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회장이 재선을 위해 회장을 사퇴하면 자연스럽게 IOC 위원직도 상실한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지난 4월 사퇴 규정을 직무정지로 바꾸는 정관 개정을 문체부에 요청했다.
이는 사실상 연임 도전을 결정한 이 회장이 IOC 위원직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문체부가 ‘공정성 확보’를 이유로 정관 개정을 5개월 넘게 승인하지 않았고, 지난 8월 스포츠혁신위원회가 권고한 ‘KOC 분리’를 추진하면서 양 측의 반목은 더 심해졌다.
이에 이 회장은 제임스 매클리오드 IOC 올림픽 솔리더리티 &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국장이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정부의 압력’에 대해 꼬집었고, 이번에는 IOC 위원 사퇴 카드를 내며 대한체육회장 선거 관련 규정이 “매우 불합리한 규정”이라고 했다.
양 측이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사태는 갈 수록 악화되고 있다. 만약 슬기로운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향후 문체부는 체육계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IOC의 비판과 함께 IOC 위원 자격 상실 책임을 고스란히 안게된다. 이 회장도 잇따른 체육계 (성)폭력사건 등에 최고 수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더니 자신의 권리 주장에는 적극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체육계의 갈등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책임감 있는 해결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