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기본법에 근거해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가 운영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올바른지 판단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주정심은 종합적인 시장상황을 살피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및 해제 등 정부의 주요 부동산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정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통과의례’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현 정권의 19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지난해 12·16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집 값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규제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발표에서 앞서 이미 ‘새로운 부동산 규제’는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는 5곳의 조정대상지역과 조정대상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방안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정확히 일치했다.
2·20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이 주정심이 열리기 전에 이미 결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주정심 심의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국토부가 위촉하는 민간 위원도 철저히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하지만 이미 주요 규제 내용이 유출되면서 주정심의 심의가 무의미한 것처럼 보였다.
주정심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관계부처 차관 13명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은 국토부가 임명한 부동사 관련 대학교수 등 민간 위원이다.
부동산 대책에 앞서 이미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 강화안에 대해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당초 정부는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규제지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일부지역을 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그쳤다.
정부는 국민과 밀접한 부동산 대책인 ‘정치권 눈치보기’ 대책이 아닌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거수준의 향상을 위한 부동산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일방적인 부동산 대책을 견제할 수 있도록 주정심의 본래 역할을 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