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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조국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국회는 챙겨야 할 각종 민생현안들을 뒷전으로 미뤄놨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21일을 끝으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맹탕’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우리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가 나오고, 국내 가계 빚은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불어났지만 정치권은 ‘포스트 조국 정국’ 주도권 잡기에만 몰두해 국민을 실망시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과 2.0%으로 하향 조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당초 정부 전망보다 0.4% 낮은 2.0~2.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경제 관련 긴급 장관회의를 열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시사하며 ‘건설투자’에 따른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SOC 투자는 부동산 투기 등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기준금리가 최저치로 낮아진 상황에서 건설경기 활성화가 서울과 수도권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회에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영업자의 위기를 촉발한 주 52시간제나 최저임금 인상 등 핵심 정책방향과 속도에 대한 논의도 시급하다. 선거제 개편과 사법개혁 일정도 빠듯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안건들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남은 조 전 장관 일가의 수사와 재판은 검찰과 사법부가 할 일이다. 국회는 이제 국론 분열을 멈추고 경제와 민생을 돌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