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닛산이 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함에 따라 한국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닛산코리아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철수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닛산코리아 철수설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철수 및 판매법인 전환 가능성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하면서 쉐보레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을 수입 모델로 가져갈 뜻을 내비친 한국지엠의 경우, 국내 생산차량의 비중이 크게 축소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여기에 최근 본사 고위직 임원의 경고에도 노조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하면서 노조 리스크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 공장을 과감히 구조조정해 GM 전체 수익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이런 소문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르노삼성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1년이상 지속된 지난해 임단협으로 인해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에 물량 배정을 꺼리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생산률 하락에 르노삼성은 최근 부산공장 직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의 철수설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근간인 부품 협력사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높은 국내 점유율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선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의 안정적인 경영상황이 보장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완성차 업계의 최대 고민인 노조 이슈를 해결하는 해안이 절실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경제보복,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직·간접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조리스크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독’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는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시장 선점을 두고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또 다른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것도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고통 없이 승리도 없다’는 말처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노조도 고통분담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