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관련 청원이 37건이나 올라와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청원은 지난 14일 올라온 국제관함식 좌승함(사열함)을 독도함으로 변경해 달라는 청원이다.
이 게시물의 청원인은 “도저히 일본 해상자위대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달고 평화의 섬 제주에 입항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군의 주요 인사들이 ‘독도함’에 타고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사열을 받기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독도함에 탑승한 문 대통령이 욱일기를 단 일본 함정의 사열을 받으라는 것이다.
이 청원인은 “그 장면은 ‘독도는 우리의 영토’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메시지가 되고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해군은 이번 국제관함식이 제주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 주요 인사, 군 수뇌부, 외국군 대표 등의 초청 인사가 탑승해 해상 사열을 하는 좌승함으로 일출봉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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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해군은 국제 관례 등을 고려할 때 초청국가인 우리가 일본에 자국 해군의 군함기인 욱일기 게양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긴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군함의 경우 국제법적으로 치외법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일본 함정이 우리 영해에 들어오더라도 자위대 함정에 욱일기를 다는 문제는 전적으로 일본의 권리라는 것이다.
해군은 일본이 지난 1998년과 200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관함식 때도 모두 욱일기를 달고 참가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국제관함식 당시 해군은 좌승함으로 독도함을 계획했지만 일본이 “독도함이 좌승함이라면 관함식 참가를 거부하겠다”며 반발하자 자칫 외교적 갈등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좌승함을 강감찬함으로 변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정부는 미국과 영국·독일·중국 등 14개국 외국 무관들이 참석한 독도함 진수식에 주한 일본 무관의 불참을 지시했다.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방위대의 해상자위대 예비 장교들에게도 다른 함정의 견학은 허용하지만, 독도함만큼은 탑승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번 관함식의 좌승함으로 일출봉함이 결정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좌승함을 독도함으로 변경하는 것이 독도에 대한 명확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세계에 알리고 국민적 자존심을 세우는 좋은 방안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욱일기를 달고 관함식에 참가한 일본 함정이 일본이 자국 영토라고 억지 주장하는 독도를 함정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독도함을 향해 예를 표한다면 독도의 영유권이 한국에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독도함이 좌승함으로 나서는 것은 전 세계에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분명히 인식시켜 주는 카드이자 일본 욱일기를 누르는 자존심의 과시이기도 하다”며 “이는 일본의 반발이나 불참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