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부주석, 시 주석과 각별한 인연, 뛰어난 업무 실적, 훌륭한 인물평
|
하지만 권한은 이전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외교·경제통인 왕치산(王岐山·69)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전날 제5차 전체회의에서 국가 부주석으로 복귀했고, 시 주석의 경제책사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게 경제 관할권 대부분을 넘겨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리 총리가 ‘무늬만 2인자’의 자리를 이어가고, 왕 부주석이 ‘실질적 2인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왕 부주석이 시 주석과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데다 뛰어난 업무 실적을 남겼고, 주변 인물평이 좋기 때문이다.
|
아울러 2006년 3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 시절, 베이징 시장이었던 왕 부주석을 베이징 저장성 주징반(駐京辨)으로 초대해 만찬을 하기도 했다.
이에 베이징 외교가는 5년 선배뻘인 왕 부주석이 시 주석과 고락을 같이해온 ‘인생 동지’라고 평가한다.
왕 부주석은 중앙기율위 서기로서 시진핑 집권 1기인 지난 5년간 중국 반부패 사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시 주석의 권력기반을 탄탄하게 했다.
중앙기율위 서기 이전 20여년 동안 경제·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기도 했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2년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등 위기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했고, 2009~2012년 부총리로서 미국과의 전략경제 대화를 이끌어 미국 외교가도 협상력을 인정할 정도로 노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물평도 좋다.
한 베이징 중국 전문가는 “부패 문제로 처분을 받은 인사를 제외하곤 나쁘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왕 부주석의 인물평이 좋다”며 “그래서 17일 전인대에서 왕 부주석이 시 주석과 상무위원단에 이어 투표함 앞에 섰을 때 시 주석보다 큰 환호와 박수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
아울러 지금은 임시적 성격이 강한 중앙외사영도소조를 홍콩·마카오업무협조소조, 대만업무영도소조와 통합해 ‘외교사무위원회’로 상설화해 왕 부주석에게 보다 공식적인 직책을 부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반부패 사정에도 어떤 식으로든 관여할 수 있고, 시 주석으로의 권력집중으로 인해 다소 부실해진 당정 업무의 조정, 계파 간 조율의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