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한미일 연합 진영의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각서를 체결하고, 한미일 연합 측의 제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날 게재한 정식 발표문에서 “베인캐피탈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이달 말까지 주식 양도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그동안 웨스턴디지털(WD)이 속한 ‘미일 연합’과 최종계약을 목표로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이날 발표를 통해 한미일 연합의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쓰나가와 사장은 전날인 12일 일본 은행 간부 등과 만나 이달 중순부터 WD와 관련 사항을 논의해왔지만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교착상태에서 한미일 연합이 새로 제시한 인수방안이 도시바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그동안 웨스턴디지털(WD)이 속한 ‘미일 연합’과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 조건을 협의해왔다. 그러나 WD가 향후 도시바 메모리의 의결권 확보를 요구하면서 더 이상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도시바는 다음주 다시 이사회를 열고 한미일 연합과 미일 연합 중 최종 인수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베인캐피탈과 체결한 각서를 토대로 한미일 연합과 교섭에 나섰지만 최종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도시바는 미일 연합과도 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 쓰나가와 사장은 WD와도 마지막까지 교섭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도시바는 당초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이후 WD가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4개월째 양측과 교섭을 진행해오고 있다. WD는 도시바와 일본 욧카이치 공장에서 제품을 공동 개발 및 생산하고 있어 동종업계인 SK하이닉스의 참여를 결사 반대해왔다.
SK하이닉스 측은 “도시바 인수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시바는 다음주에 이사회를 열고 한미일 연합과의 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