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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보신각 타종 등 종전의 화려한 취임식은 생략됐다. 대신 유연한 경호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약식 취임 행사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2시 정각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회 본관 중앙홀에 입장했다. 주변에 도열해 있던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각당 당직자, 일반시민들도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문 대통령 내외에 박수를 보내거나 핸드폰을 꺼내들어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이 격식을 내려놓는 친근한 모습속에 곳곳에서 “정말 대통령이 온 것이 맞느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취임선서식 장소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 등 5부요인, 여야 국회의원, 국무위원 등 300여명의 내빈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날 취임식은 지정석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여야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앉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어 국민의례, 애국가 1절 제창,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선서식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선서 전 “손을 들고 하면 되느냐”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문 대통령은 감색 정장차림에 왼쪽 가슴에는 세월호 배지를 달았지만 선서 직전에 배지를 뗐다. 문 대통령은 연단에 나와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했다. 특히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부분을 말할 때 정면을 응시하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선서를 마친 문 대통령은 약식 취임식의 마지막 순서인 취임사를 힘있는 목소리로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10여분간 차분한 어조로 양 옆과 정면을 번갈아 보면서 취임사를 계속했다. 취임사가 종료되자 내빈들은 문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냈고, 문 대통령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5부요인과 원내 5당 대표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 문 대통령은 낮 12시 20분께 김 여사와 함께 국회 중앙홀 계단을 내려와 국회본관 밖으로 나섰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행사 종료를 기다리고 있던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사진을 찍으며 ‘대통령!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답례했고, 곧이어 손을 흔들며 지지에 응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차에 오르기 직전, 지지자와 셀카를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