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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대현 토스랩 대표“잔디, 업무 메신저 ‘카카오톡’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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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승인 : 2017. 04. 19. 07:00

"IT 기반, 사용자 관점으로 문제 고민했던 경험, 업무효율 극대화 시킨 메신저 잔디 만든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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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토스랩 대표./사진=토스랩
쏟아지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시장에서 200억~7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몇 개사에 불과하다. 대다수 기업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들고 뛰어들지만 자금 조달과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올해 2월 시리즈A 투자유치, 3월 구글 플레이 ‘숨겨진 보석’ 애플리케이션에 이름을 올리고 죽음의 계곡에서 살아남은 기업이 있다.

“늘 IT(정보기술)를 토대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는 꿈을 가져왔습니다.” 18일 서울 역삼동 토스랩 본사에서 만난 김대현 토스랩 대표는 업무용 메신저 ‘잔디’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잔디’는 토스랩이 2014년 6월 내놓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다.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5000개의 그룹이 만들어졌고, 2년 6개월 뒤엔 8만3000곳으로 늘었다. 티몬·NS홈쇼핑·피키캐스트 등 다수 국내 기업이 잔디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만·베트남·중국의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잔디’ 키운 8할, ‘IT맨’의 경험

티머니로 알려진 한국스마트카드, 티켓몬스터, 지금의 토스랩에 이르기까지 김대현 대표는 철저한 ‘IT맨’이었다. 스마트카드에서는 IT를 토대로 공공서비스인 교통 체계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편리함을 도모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후 티몬에선 신사업을 맡았지만 기본은 같았다. IT로 유저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했다. 김 대표는 “업무 전반에서 사용자의 관점으로 문제를 고민했던 경험이 사용자의 업무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업무용 메신저 잔디를 만들게 된 바탕”이라고 말했다.

IT라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하필이면 ‘메신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대답도 ‘경험’이었다. 김 대표는 “세 곳의 회사에서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의 직위를 거치면서 각 업무에서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IT를 기반으로 많은 분들이 업무에서 느끼는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IT에 대한 확신과 매순간 느꼈던 경험이 ‘잔디’를 만들게 한 것이다.

◇써본 듯 안 써 본 듯 쓰게 되는 ‘잔디’

잔디의 가장 큰 특징은 서비스에 익숙해지기까지 러닝코스트가 적다는 것이다. 사업 초기부터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둔 잔디는 아시아권에서 사용되는 메신저인 위챗·라인·카카오톡의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에 주목했다. 잔디의 디자인과 서비스는 무엇보다 ‘익숙’하다.

김 대표는 “사용할 때 학습비용은 최소로 줄이고, 업무용 메신저로서의 강점은 극대화시켰다”며 “잔디가 나오기 전까지 많은 분들이 업무에 개인용 메신저를 혼용해 생기는 문제점을 호소했다. 잔디는 바로 그 부분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최적의 업무용 소통 툴이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업무용 메신저로서의 강점은 ‘관리자 권한’이다. 잔디를 사용하면 프로젝트 종료, 팀원의 부서이동 등 갖가지 상황에 따라 대화창을 여러 개 생성할 필요가 없다. 강화된 관리자 권한으로 업무별 인원·내용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둔 만큼 한국어·영어·일어·중국어 등으로 서비스가 진행돼 비즈니스 효율성도 높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이동성과 실시간성도 확보했다. 실시간성이 퇴근 후 업무의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김 대표는 “업무에 대한 지시가 진행돼도 잔디는 업무용 메신저로 구분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의지”라며 “잔디는 업무에 대한 의무가 아닌 ‘소통’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협업 툴”이라고 했다.

◇사용자수 발판 삼아 수익 구조로

잔디는 지난해 유료 모델을 출시했다. 이전까지는 수익보다는 투자 모델로 유저를 확보하고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 입소문을 통해 효율성을 인정받자 잔디의 유료 모델 수요가 많아졌다. 무료 버전을 경험하지 않고도 유료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이 전체의 30%에 이른다.

유·무료를 결정짓는 것은 서비스의 ‘질’이다. 잔디는 메신저 내용을 주제별로 ‘기록화’한다. 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일종의 자산화시키는 것이다. 메신저뿐 아니라 공유된 파일은 히스토리를 남겨 3초 내에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무료 버전의 접근 기록은 한계가 있지만 유료는 제한이 없다. 아울러 파일 저장 용량도 무료는 5기가지만 유료는 무제한에 가깝다.

잔디의 다음 목표는 2번째 유료 버전의 출시다. 김 대표는 “중견기업들의 잔디 도입 문의가 늘어나면서 엔터프라이즈 모델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중견 이상 기업들은 잔디가 제공하는 서비스 외에 추가적으로 데이터베이스·인프라까지도 직접 관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잔디는 기업들의 특수한 니즈를 반영한 클라우드 구축형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큰 복지는 ‘자율성’

36명의 직원중 20명 남짓이 개발에 종사하는 토스랩은 직원의 전문성 강화에 돈도 마음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직무 관련 도서라면 무제한 구입할 수 있다. 직무 관련 교육엔 회사가 일정 비용을 부담한다. 근무시간에도 교육 수강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최고의 복지는 업무에 대한 자율성이지 않나 싶다”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만큼 본인이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곳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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