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장기침체 패션시장 선택은 ‘기-승-전-스포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70402010000446

글자크기

닫기

박병일 기자

승인 : 2017. 04. 03. 06:00

패션업계 스포츠 시장 진출 급증...침체된 시장에서 출구역할 기대
스포츠 인구 늘고, 에슬레저 등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등 시장성장 기대 반영
올해 시장 규모 축소 등 부정적 전망도
질스튜어트스포츠(왼쪽부터), 빈폴아웃도어, 랑방스포츠
질스튜어트스포츠(왼쪽부터), 빈폴아웃도어, 랑방스포츠
패션시장 성장 정체가 장기화되면서 패션기업들이 버티기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시장 저성장 상황은 기업에게 수익성이 확보되는 시장을 찾기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최근 들어 패션업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웨어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지목하고 전사적 관심을 쏟아붓고 있는 추세다.

스포츠웨어 시장은 레저 인구가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유일한 출구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기존 정통 스포츠브랜드뿐 아니라 아웃도어 브랜드·캐주얼패션 브랜드 등 다양한 시장진입자들을 양산해 내며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연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이후 아웃도어와 애슬레저를 중심으로 가팔라진 스포츠웨어 시장의 성장세는 장기 저성장국면에 빠진 패션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기존 정통스포츠브랜드·아웃도어·캐주얼스포츠로 명확히 구분되던 시장이 융합되는 성향이 강해졌다. 이에 많은 패션기업들이 아웃도어 시장과 인도어스포츠 등 소비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진출에 속도를 냈고,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LF다. LF는 지난해부터 스포츠웨어브랜드 조직을 구성해 스포츠웨어 부문 강화에 심혈을 기울여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했다. LF는 2020년까지 150여개 질스튜어트스포츠 매장을 열고 1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빈폴아웃도어는 최근 트렌드인 트래블과 트레킹에 특화된 제품으로 봄·여름 시즌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프랑스 고급 브랜드 ‘랑방’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인 ‘랑방스포츠’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랑방스포츠는 기존 아웃도어 제품의 특징을 살리면서 랑방 특유의 디자인을 가미해 진화된 아웃도어 룩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웃도어브랜드들 또한 정통스포츠 브랜드를 론칭하며 거품이 빠지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K2는 젊은 골퍼들을 타깃으로 한 와이드앵글뿐 아니라 인도어스포츠시장에 집중하는 다이나핏으로 정통 스포츠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휠라코리아 또한 휠라만의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앞세워 테니스를 모티브로 한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브랜드아이덴티티를 확립해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가 스포츠웨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는 국내 패션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것과 직결된다. 국내 패션시장은 지난해 42조2085억원으로 2015년 대비 1.8%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은 2010년 이후 5%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적이 없다. 2011년 3.9% 성장한 이후 매년 2.9~4.3%대의 성장률에 갇힌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포츠웨어 시장이 정통스포츠·아웃도어·골프웨어·캐주얼스포츠 시장이 융합되며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과도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각 업체의 수익성 확보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스포츠웨어 시장의 경우 신규 고객 유치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스포츠웨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조3180억원 규모였던 스포츠웨어 시장은 7조1500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의 경우 2조7142억원으로 2016년 상반기 대비 2600억원이상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시장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스포츠 인구의 증가는 긍정적인 요소로 인식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스포츠웨어의 실제 구매가 급격히 사라질 수 있어 업계의 치밀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병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