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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정국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의 전격 불출마 선언으로 위기를 느낀 정통 보수층의 결집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반 전 총장의 낙마가 ‘잠자던’ 보수층을 건드리고 위기감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층 지역인 대구·경북(TK)에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상당한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했다.
반 전 총장이 최대 50%까지 지지율을 기록했던 TK 지지율을 누가 얼마 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추격하는 2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2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는 정통 보수 색채가 확실하고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범보수 진영의 대안으로서 반 전 총장의 지지세를 가장 많이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황 대행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2위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정통 보수는 황 대행을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 전 총장이 1일 불출마 선언한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20%가량이 황 대행 지지로 이동하면서 황 대행이 가장 많은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자체 여론조사를 해서 2일 발표한 결과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자 20.3%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으로 가장 많이 이동했다.
리얼미터가 1일 엠비엔(MBN) 의뢰로 벌인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 지지자의 20.4%, 제이티비시(JTBC) 의뢰 조사에서도 20.3%로 황 대행 지지로 가장 많이 옮겨 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선 주자 중에 한 명인 반 전 총장의 낙마가 진보 진영의 지지층 결집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충청 대망론’의 한 축인 반 전 총장이 갑자기 빠지면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충청권의 지지세를 어느 정도 가져가 야권 내 경쟁에서는 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완주 여부와 함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느냐도 향후 대선 정국에서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 시기와 인용·기각 여부에 따라서 역시 대선판 자체가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을 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