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세론에 노골적인 반감 드러내
黃, 일일이 대응않고 국정정상화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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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31일 서울 여의도동 바른정당 당사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한 기자간담회에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을 향해 “권한대행이나 성실히 해야 할 사람이 출마 운운하는 것은 양심불량”이라며 “홍상수 감독이 영화 제목을 정한다면 ‘나쁘거나 바보거나’라고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보수 대세론을 두고 “미친 짓이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본인의 선거운동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인의 선거운동이란 최근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폭넓은 국정 현안 챙기기 행보를 폄하한 표현이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6일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 안전 점검을 한 데 이어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도 민생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27일에는 동대문 ‘코리아그랜드세일’ 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국외에서 임무 수행 중인 군 장병과 봉사단원의 노고를 치하했으며, 3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굳건한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강화 발언을 끌어내는 등 민생·안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범보수 진영에서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다. 반 전 총장의 행선지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바른정당 등에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의 잠재적인 ‘적’이 될 수 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최근 여러 여론 조사에서 전체 대선 주자 중 4~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범보수 후보 가운데서는 반 전 총장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순수 여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대권 도전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을 뛰어넘는 지지세를 보이진 못 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측은 정치권의 막말 공세에 하나하나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전날 정진석 의원의 막말 공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 하더라도 정치인으로서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점잖게 답했을 뿐이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측의 조용한 행보는 정치권과의 싸움보다는 국정안정화와 경제·외교 챙기기가 우선이라는 태도에서 나온 것이다. 앞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마련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