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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최씨 등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이중근 부영 회장과의 자금 지원 논의 과정을 증언했다.
정 전 사무총장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 인사들은 지난해 2월 이 회장을 만나 5대 체육인재 육성사업 지원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사무총장이 이 회장에게 “하남 거점 지역 설립과 관련해 운영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하며 “금액은 70억∼80억 정도”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이 회장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며, 다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돼 억울한 면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런 대화가 오갈 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정 전 사무총장은 진술했다.
정 전 사무총장이 이 같은 논의 내용을 최씨에게 보고하자 최씨는 “부영이 그런 조건을 달면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안 전 수석에게도 “세무조사 무마 조건 지원은 받지 마라”고 했다고 정 전 사무총장은 증언했다.
K스포츠재단은 이후 롯데 측과 접촉해 70억원을 지원받는다.
K스포츠재단이 SK 측에 해외 전지훈련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던 일도 공개됐다.
SK 측은 “특정 재단의 전지훈련 비용을 내는 건 어렵지만 30억원을 기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이에 K스포츠재단 측에서는 “독일 비덱에 바로 돈을 송금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SK 측이 난색을 표했다는 내용이다. 비덱은 최씨와 딸 정유라씨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 회사다.
정 전 사무총장은 “SK에서 돈을 흔쾌히 주는 상황이 아닌데 자꾸 무리하게 돈을 받는 게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내용으로 회장님(최순실)께 건의했고, 회장님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해서 받지 말자고 했다”고 증언했다.